음악이 흐르고… 연극에 빠지고… 공연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
입력 2010-07-11 17:30
공연이 서울 등 수도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휴가철이 되면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 즐길만한 공연 축제를 소개한다.
#대관령에 퍼지는 클래식 선율
여름 휴가지로 최고의 인기인 강원도에서는 클래식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대관령 정상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진행된다. 리조트 내에 위치한 63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 연주회 공연장으로 사용된다. 올해 주제는 ‘창조와 재창조(Create & Recreate)’다. 기존에 있던 곡과 그 곡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만들어진 곡을 묶어 한 공간에서 연주하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오프닝 공연인 리처드 대니얼푸어의 ‘축복받은 자의 눈물’은 모차르트의 진혼곡 중에서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으로 쓴 8마디를 바탕으로 작곡한 새로운 곡이다. 8월 6일 공연되는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크로이쳐 소나타’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연주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야나체크는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쳐 소나타’의 충격적인 결말에서 영향을 받아 이 곡을 만들었다. 앞서 톨스토이는 베토벤의 ‘크로이쳐 바이올린 소나타’라는 곡에서 영감을 받아 동명의 소설을 썼다. 베토벤의 작품이 톨스토이를 거쳐 야나체크에 이르기까지 창조와 재창조를 반복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이번 음악제의 테마다.
알도 파리소, 정명화, 지안 왕, 엘마 올리베이라, 로런스 더튼 등 세계적인 연주가와 처음 한국을 찾는 22세의 피아노 요정 리제 드 라 살르도 만날 수 있다. 23일부터 8월 13일까지 대관령 일대에서 모두 55차례의 연주회가 진행될 예정이다(033-249-3373).
#뜨거운 연극에 빠진 거창
올해로 22회를 맞은 거창국제연극제에는 10개국 45개 단체가 모두 213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1만개의 별 100개의 연극’이라는 주제로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연극제는 연극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작품들이 공연된다.
해외 공식 초청작과 기획 초청작은 언어보다는 비주얼과 사운드 중심의 넌버벌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미지 위주의 실험극인 일본 극단 코롤의 ‘이대로, 그래도, 저대로의 신’, 연극과 무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르비아 두스코 라도빅 극단의 ‘폭신 폭신 베개 속 이야기’, 중유럽 문화의 중심인 헝가리의 독특한 리듬을 몸짓으로 만나볼 수 있는 헝가리 프레지덴스 컴퍼니의 ‘헝가리듬’, 이솝우화에 뮤지컬 요소를 가미해 온 가족이 보기에 적합한 슬로바키아 슬로바크 챔버극장의 ‘이상한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이 초청됐다.
연극제의 대표적인 인기공연인 독일 스타피큐렌 컴퍼니의 거리인형극 ‘매직맨’을 비롯해 죽마를 타고 공중을 가르는 거인을 만날 수 있는 스위스 트릭스터 떼아트로 극단의 ‘거인의 랩소디’도 준비돼 있다. 무지개극장에서 공연되는 러시아 ‘치카치코스’와 우크라이나 ‘딕시랜드’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공연을 관람하는 톡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거창국제연극제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경남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일대에서 펼쳐진다(055-943-4152).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