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떠나가라

입력 2010-07-11 17:47


창세기 12장 1∼2절

저는 고등학생 때 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이웃과 교회 식구들을 만났습니다. 시골에서 논밭을 판 현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은 돈을 빌려 갔습니다. 떼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향에서 경험하지 못한 인생의 쓴맛을 본 것입니다. 고향산천을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합니다. 이게 쉬운 일일까요? 본문에서 아브라함에게 고향을 떠나라고 할 때, 그 떠남은 이민입니다. 새로운 나라, 말과 풍습이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왜 이런 요구를 하신 것입니까? 본문을 보면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2절)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축복된 인생을 살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떠나가라’고 할 때는 아브라함처럼 이민을 가라는 것으로만 해석해선 안 됩니다. 물론 개인의 형편에 따라 더 좋은 생활공간으로의 이동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하나님의 요구가 이 말씀 안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공간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요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생각’입니다. 인생을 결정짓는 요소 중에는 부모의 유산이나 지능, 학력 등이 있지만 이는 미미합니다. 오히려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각입니다. 생각이 인생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듭니다. 생각은 결과를 낳습니다. 생각이 말을 낳고, 행동을 낳고, 의사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부모 친척을 떠나 지시하는 곳으로 가라는 말씀은 공간적 이동만이 아닙니다. “네 생각의 자리가 불신앙적이고 부정적이며 망하는 생각의 틀을 가졌다면 그 자리를 떠나 하나님이 바라는 생각의 자리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공간을 넘어 우리의 생각과 영적 세계를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생각은 습관입니다. 한국인은 밥과 김치를 먹고 삽니다. 어릴 때부터 식습관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양인에게 우리처럼 밥과 김치를 먹고 살라고 하면 이것은 고문입니다. 식습관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생각의 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떠나라는 것은 지금까지 가졌던 생각의 습관을 떠나 하나님이 바라는 생각의 습관으로 나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가치관의 변화를 요구함이요, 세계관을 바꾸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생각의 습관을 바꿀 여력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의식하지 못한 순간에 벌써 익숙한 생각의 습관으로 되돌아가버린 자신을 보면서 자신의 무능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 도다”(롬 7:19)

그렇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바꿀 수 있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롬 8:3) 우리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축복의 나라로 가길 원하십니까? 우리를 망하게 하는 부정과 불신의 생각의 습관에서 믿음으로 박차고 일어나야 합니다. 믿음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게 합니다. 그때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신 축복의 나라에 이르게 됩니다.

김용택 목사 (온세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