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입력 2010-07-11 17:56
(2) 성경속으로 들어가보자
예수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 예수를 알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그간 찾아 만난 사람들 잘못은 아니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예수에 관해서 전문가였다. ‘예수에 대해서는’ 그들의 식견과 지식이 분명히 탁월했다. 그러나 ‘예수’를 알려주지는 못했다. 그들을 통해 지식을 얻기는 했지만, 예수를 만났다는 느낌이나 확신은 들지 않았다. 전문가의 예수 지식이 이 사람에게 여러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람 마음에서 예수에 대한 갈증은 어떤 점에서는 더 심해졌다.
루왁(Luwak) 커피에 대한 체험이 생각났다. 루왁은 인도네시아에서 나는 커피인데 생산 방법이 독특하다. 사향고양이란 녀석이 커피 열매를 먹는데, 동물적 감각으로 가장 좋은 열매를 찾아 먹는다. 커피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과육은 고양이 뱃속에서 소화되고, 커피 알맹이는 배설된다. 배설된 이 커피콩을 씻어 수확한 것이 루왁이다. 인도네시아에 갔을 때 맛볼 기회를 놓친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동네에 루왁을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생겼다. 인도네시아 루왁을 직접 들여와 로스팅해서 내는데, 젊은 카페 주인이 설명한다. “루왁은요, 로스팅하기에 따라 맛이 다르긴 한데요, 기본적으로 신맛이 있으면서 맛이 부드럽고 깊습니다.” 커피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커피마다 배인 산지의 풍토 맛까지 아는 미각은 없다. 아, 그런데 루왁을 마시는데, 달랐다!
예수를 만나고 싶은 이 사람, 루왁을 맛본 경험을 떠올리며 그렇게 예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루왁을 맛보려면 어찌되었든지 루왁 커피콩을 봐야 한다. 이제 이 사람에게 질문이 명백해졌다. 예수를 만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그 지점은 무엇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질문에 대한 답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간 만난 예수 전문가들 얘기와 그들의 조언을 듣고 나름대로 찾아본 자료에 따르면 답이 간단하다. 성경이다! 예수 전기 연구자들과 신약성경 문헌을 깊이 연구한 학자들의 공통 견해는, 예수에 대한 자료는 (사료라고 해도 좋다) 그리스도인이 진리의 말씀이라고 믿는 성경에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사람이 만난 전문가들 가운데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도 있었다. 영국의 저명한 어느 대학교 문학부 교수는 신약 문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였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은 아니었다. 자신은 예수를 그리스도 곧 구세주로 고백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학문적으로 성경 문헌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의 말이다.
“예수에 대한 자료는 성경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예수가 10대의 나이에 인도에 갔다느니, 영지주의 계통의 한 분파에서 배웠다느니 주장하는 문서들은 사본 고증학적으로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지는 자료들입니다. 학문적으로 사용할 문서는 아닙니다.”(영지주의는 예수 시대에 있었던 종교 사상 가운데 하나인데, 몸과 정신은 근본적으로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견해다. 예수를 만나고 싶은 이 사람은 그간 꽤 전문적인 지식도 갖게 되었다!)
길은 정해졌다. 성경을 보자. 그동안 성경을 들춰보기는 했다. 전문가들이 말한 구절을 찾아 읽느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보자. 전체를 본격적으로 보는 거다. 아니, 성경 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