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부 1% 나눔] 캠페인 단장 맡은 ㈜씨비엘 김현주 대표
입력 2010-07-11 18:00
“나의 1%가 남에겐 100%가 될 수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깨닫는 데 수십 년이 걸렸어요. CBL렌즈도 하나님이 주신 기업이죠. 제 회사가 아닙니다.” 지난달로 창립 4주년을 맞은 ㈜씨비엘(CBL) 김현주(54) 대표는 요즘 주객이 전도된 생활을 하고 있다. 회사 업무보다 봉사하는 일에 신경을 더 쓴다. 국민일보와 국제구호개발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가 벌이고 있는 1%나눔 캠페인 단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기쁜 마음으로 첫번째 기부 사인했어요”
1%나눔 운동에 동참하라고 권유하기 위해서는 단장 회사부터 솔선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사인했다. CBL은 디지털카메라와 HD방송 촬영용 보조도구를 만드는 회사다. 일명 풀컬러밸런스 혹은 화이트밸런스 렌즈라고 한다. 촬영하기 전 환경에 맞게 세팅하면 된다. 회사 규모는 작지만 유럽과 미국, 중국, 일본 등 20개국에 수출한다.
CBL렌즈 개발 아이디어는 여행 중 떠올랐다고 했다. 2001년 국내에서 하던 모든 사업을 내려놓고 독일과 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김 대표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늘 카메라를 끼고 살았다. 디지털 카메라를 잡은 지 오래됐지만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있었다. 전문가들도 고민하던 문제였다. “하얀색은 조명을 받으면 파란색 계통으로 바뀌는 것일까? 불빛이 있는 실내에서 디지털 카메라는 왜 제 색깔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일까?”
세상에 답이 없는 문제는 없는 법이다. 광학기기 제품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김 대표는 자신감이 있었다. 독일의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지만 헛수고였다. 김 대표는 며칠을 고민하다 아주 단순한 원리를 깨달았다. 기존의 그레이 카드를 쓰지 않고 빛의 간섭을 받지 않는 풀컬러밸런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2002년부터 4년간 연구에 몰입했다. 마침내 2006년 시제품을 냈다.
김 대표는 원래 불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30대 중반까지는 한 주일이라도 절에 가지 않으면 밥을 먹지 못할 정도였다. 20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했다. 펭귄식품 대리점을 열었다, 그러다가 벽산합판 대리점을 했다. 36세 때부터는 음식점을 했다. 대전대학과 우송대 사이에 음식점을 열었다. 한식부와 양식부 사업을 겸했다. 종업원만 60명으로 대전 일대에선 소문난 집이었다. 대전지역 공무원들 상당수가 김 대표의 밥을 먹어보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였다. 음식점으로 연매출 15억∼16억원을 올렸다. 45세 되던 해에 일을 그만뒀다.
2000년까지만 해도 전국 유명한 절에 시주를 안 해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 딸이 독일로 유학간 사이 집안에 우환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염주를 버리고 십자가를 잡았다. 그러다가 2004년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신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기 직전이었다. 김 대표는 그날 제품의 판매이익으로 십일조를 내겠다는 서약을 했다. 그러면서 1%나눔 캠페인을 생각하게 됐다. 그해 5월 8일 마침내 광학기기박람회에 출시했다. 2006년 6월 1일 회사를 차렸다. 4년 만에 매출이 28억원으로 늘었으며 2006년에는 독일 포토키나 박람회에서 ‘신제품 톱10’에 들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뉴욕 박람회 등에서도 제품 우수성이 확인됐어요. 2008년에는 독일 라이카 카메라에서도 우수성 컬러 구현성을 테스트했는데 CBL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지요.”
김 대표는 지금 또 하나의 소망을 가꿔가고 있다. 회사 이익의 1%를 기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개인적으로도 이 기부운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그래서 매일 기도한다. “내 개인 통장에 월 2000만원 정도가 들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웃들을 돕는 데 쓰기 위한 돈이죠.”(02-2277-2131∼2)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