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젊음… 화려한 기술… ‘게르만 아트사커’ 탄생

입력 2010-07-11 18:03

‘4년 후 브라질월드컵 우승이 보인다.’

젊은 ‘전차군단’ 독일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결국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독일은 11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7분 자미 케디라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우루과이를 3대2로 제압했다.

이로써 독일은 자국에서 개최됐던 2006년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3위를 차지했다.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4강전에서 0대1로 아깝게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독일은 1970년 멕시코대회 3-4위전에서 우루과이를 1대0으로 꺾은 데 이어 50년 만의 리턴매치에서도 승리했다.

독일은 1990년 이탈리아대회 이후 20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끈한 축구로 최고의 인기 팀으로 각광을 받았다.

힘과 높이,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전통적 독일 축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개인기와 촘촘한 패스 등 기술적 측면까지 보완한 독일의 화려한 플레이는 ‘게르만 아트사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독일은 16강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4대1로 꺾은 데 이어 8강전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마저 4대0으로 대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4강까지 진군했다. 비록 스페인과의 4강전에서 석패했지만 독일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16득점(5실점)을 터뜨리며 출전 32개국 중 최다 득점 팀으로 기록됐다.

개막 전까지 4강 후보로도 꼽히지 않았던 독일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신예와 베테랑의 조화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최다골(15골)에 1골차로 다가선 ‘헤딩머신’ 미로슬라프 클로제(32·바이에른 뮌헨)가 선봉에 서고 루카스 포돌스키(25·쾰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6), 필립 람(27·이상 바이에른 뮌헨), 페어 메르테사커(26·베르더 브레멘) 등 20대 중반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해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여기에 토마스 뮐러(21·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제롬 보아텡(22·함부르크), 메수트 외질(22·베르더 브레멘), 케디라(23·슈트트가르트) 등 20대 초반의 신예들이 가세해 팀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세계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의 어린 선수들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머지않아 독일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젊은 ‘전차군단’ 독일이 월드컵 후 첫 메이저대회인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