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이제서야 골이 터지다니…”

입력 2010-07-11 18:03

남아공월드컵에서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던 이동국(31·전북)이 득점포를 잇따라 쏘아 올리며 K리그 복귀를 화려하게 신고했다. 반면 오랜 부상 끝에 마침내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설기현(31·포항)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1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팀 동료 로브렉과 각각 2골씩을 기록하며 대구 FC를 4대 0으로 꺾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동국은 2-0으로 앞선 후반 9분 김형범과 교체 출전한 후 후반 31분 루이스가 오른발로 찬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왼발로 살짝 공을 터치한 다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후반 45분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을 기록하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이동국은 경기 종료 직전인 47분 최태욱의 크로스를 받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처음으로 2골 이상을 기록한 이동국은 시즌 7호골을 기록하며 K리그 데뷔 후 통산 93골을 기록했다. 100골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선 이동국은 K리그와 포스코컵에서 최소 18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100골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에 출전해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설기현은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슈팅 하나만을 기록한 후 후반 16분 조찬호와 교체됐다. 설기현은 광운대 재학 중이던 2000년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 국외 진출 계획에 따라 벨기에 1부 리그 로열 앤트워프에 입단한 후 줄곧 유럽무대에서 활약했다. 설기현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포항에 합류한 후에도 무릎 부상 등으로 인해 K리그 데뷔가 늦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룬 허정무(55) 전 대표팀 감독은 11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AS모나코의 친선전에 귀빈으로 초청돼 취재진과 만나 “우루과이와 16강전 전반이 끝나고 나서 선수들에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동점골을 넣고 나서 선수들이 안도하고 말았던 것 같다. 경기를 뒤집으려고 거세게 해야 했는데 그런 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K리그 사령탑 복귀에 대해 허 감독은 “백수 생활을 벗어나려면 K리그에 복귀해야 한다”고 웃음을 짓고 나서 “K리그에 복귀하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