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사례비 5% 기부 운동 확산

입력 2010-07-11 16:08


[미션라이프]9일 오후 서울 상수동 홍익대학교 정문 앞 놀이터. 홍대 부근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사운드 박스’와 녹색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 200여명이 ‘여행을 떠나요’ ‘라밤바’ 등 귀에 익숙한 노래를 흥겹게 부르고 있었다. 이들은 13일부터 국내외 16개 지역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떠나는 ‘브이원정대’ 발대식에 참가한 청년들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브이원정대에 도움을 준 단체 소개가 이어졌다. 사회자가 “오늘 특별한 뉴스가 있습니다. 목회자 20여명이 1년간 받은 사례비의 5%를 모아 브이원정대에 기부했습니다”라고 소개하자 모여 있던 대학생들은 “와아”하는 탄성을 연발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기부한 목회자들은 2년 전 시작된 ‘목회자 사례비 5% 나눔운동’에 참가한 22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2000만원을 모았다. 후원금은 ‘국민 고통분담 교회연합’(교회연합)의 이름으로 전달됐다.

‘교회연합’은 지난해 5월, 목회자 사례비 5% 나눔운동을 전담할 실무 기구로 결성된 이후 청년 실업 극복, 위기 가정 긴급 구호, 반찬 나눔 등 3대 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내걸고 활동해왔다. 이번 기부는 결성 당시 지원 및 수혜 대상이 교회나 목회자 범위를 벗어나 일반 사회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생 순수 자원봉사운동인 ‘브이원정대’가 첫 기부 대상이 됐다.

목회자들은 5% 나눔에 교회의 크기와 상관없이 순전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목회자도 있었다. 목회자들은 권성수(대구동신교회) 김삼환(명성교회) 김성천(여수제일교회) 김충렬(영세교회) 김홍도(금란교회) 나학수(광주겨자씨교회) 류영모(한소망교회) 문성욱(일산명성교회) 박영우(광주안디옥교회) 연영민(충주성결교회) 이광선(신일교회) 이규호(큰은혜교회) 이수영(새문안교회) 이정익(신촌성결교회) 이필산(청운교회) 인명진(갈릴리교회)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지성업(대전산성교회) 최영태(대구충성교회) 최홍준(호산나교회) 목사(가나다순)와 무명 2명 등이다.

가장 많은 금액의 사례비 참여는 최홍준 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교회로부터 받은 사례비와 상여금 등을 합쳐 매월 5%를 정확히 뗐다. 최 목사는 10일 ‘목회자 사례비 5% 나눔운동’에 대해 “목회자로서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취지에 기쁘게 응했다”며 “기부금이 청년 활동과 그들의 자원봉사로 도움을 받을 국내외 주민들에게 아낌없이 쓰여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연합 실무자 고직한 Young2080 대표는 “자신의 월급 중 5%를 1년간 모아 헌금한 목회자중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며 “전체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이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