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한장총 대표회장의 설교 전문

입력 2010-07-11 15:24

성숙한 교회 우리 장로교회(로마서 15장 14절)

이종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 미션라이프] 우리에게 장로교의 날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개혁주의신학과 신앙을 갖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을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칭찬하고 있습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스스로 선함이 가득하고 모든 지식이 차서 능히 서로 권하는 자임을 나도 확신하노라”(롬 15:14) 사도 바울은 비슷한 칭찬을 앞에서도 한 바 있습니다. “먼저 내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너희 모든 사람에 관하여 내 하나님께 감사함은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이로다”(롬 1:8) 바울은 1장 이후 교리적인 교훈을 준 바 있기 때문에 15장에서는 아주 담대하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 적이 없는 로마교회 성도들을 바울이 어떻게 이 같은 찬사의 말을 줄 수 있었을까요? 오히려 이 말은 바울의 로마교회를 향한 기대요 또 모든 교회가 어떠해야 할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첫째, 한국 장로교회는 선함이 가득한 교회가 돼야 합니다. 로마교회는 선함이 가득하다고 바울이 칭찬했습니다. 선함은 헬라어로 친절함, 사려 깊음, 가난한 자를 향한 자선하는 것과 같은 도덕적, 윤리적 선을 포함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3장 12절에서 시편 14편 1-3절과 53편 1-3절을 인용하여 말하기를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고 했으며 13-18절에서는 “유대인도 헬라인도 다 죄 아래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은 15장에서 무슨 뜻으로 로마교회 성도들을 ‘선함이 가득한 자’라 했을까요.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죄인이 성령의 권능으로 그리스도인 되어 믿음과 칭의를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거듭난 성도의 행위는 선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육신에는 선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중생한 우리 마음에 성령이 역사하심으로 우리에게 선함이 가득할 수 있습니다.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말한 사도는 양선을 그 중 하나로 말하였습니다.(갈5:22-23). 에베소서에서는 사도바울은 선한 일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필수요건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그러므로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증거로 보이지 못하거나 우리가 선한 일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됩니다. 그런고로 선함은 좋은 교회의 표시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 됨을 나타내는 것도 됩니다.

나는 그리고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선하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까. 만일 긍정적 대답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사도 베드로가 쓴 편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하지 아니하리라 이같이 하면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을 넉넉히 너희에게 주시리라”(벧후 1:10-11)

오늘같이 우리 사회에서 반기독교(Anti-Christianity)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악한 세상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선함이 그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목사가 7계명을 범하고 살인했고 장로가 도적질 했으며 집사가 사기꾼이 되고 권사가 거짓 증인이 되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는 민족을 구원하는 교회가 아니라 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원흉이 되고 있으니 1907년 평양 대각성 운동처럼 한국 장로교회부터 뜨거운 회개운동이 ‘코람데오(하나님의 면전에서)’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거듭난 우리 장로교인들의 성숙한 신행일치의 삶의 모습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뿐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인이 될 터이니 선함이 가득한 장로교인들이 되실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둘째, 한국 장로교회는 지식이 가득한 교회가 돼야 합니다. 좋은 교회는 지식으로 가득 찬 교회입니다. 이 지식은 아카데믹한 지식이 아니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대상인 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입니다. 장 칼뱅 목사님의 기독교강요 1권은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것, 2권은 구속주 하나님을 곧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3권은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는 길은 성령의 은밀한 역사로 베풀어짐, 4권은 교회론 성례론 국가론을 가르칩니다. 성삼위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분명히 알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방향과 의미를 찾게 됩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신앙을 윤리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습관과 취미 수준에서 종교신앙을 이해하고 심리적 심미적 차원에서 설명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앙과 지식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 지식이 없이 감성으로 느끼고 감동을 받는 것으로 신앙의 영역을 규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조지 갤럽의 조사 발표에 의하면 산상보훈을 말씀하신 분이 누구신지 알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미국교회 신자들이라고 합니다. 그 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믿지 않으니 성경에 대한 무지를 문제로 삼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종교 신앙을 문화인의 액사서리 정도로 생각하고 소위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만 갖고 있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믿는다는 장로교인들조차 실리콘 벨리의 첨단기술은 믿고 있으면서 교회성장도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인류학적 경제적 이해가 맞아야 되는 것이지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은 믿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처럼 생각하는 것과 그리스도인처럼 행동하는 것 사이엔 어떤 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처럼 생각하지 못하면 그리스도인처럼 행동할 수 없습니다. 단군신화, 즉 환웅 환인 단군 구조가 기독교 삼위일체 하나님의 모형이라 주장한 종교 이론을 최근에는 복음주의자들까지도 우리 신앙이해에 도움을 주었다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하나님 계시의 진리에 대한 지식보다 잘못된 것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사람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진리에 대한 지식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시에 대한 이해가 달라야 하고 믿음과 행동이 달라야 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길이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길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 청년 뿐 아니라 교회 지도자들까지도 말씀의 권위를 인정치 않고 성경을 읽고 배우는 일에 신실하지 못하니 성경지식의 결여는 물론이고, 심지어 강단에서까지도 성경말씀을 선포하기보다 우리의 귀를 간질이는 세상 말과 자기 경험을 전하면서 복음을 선포했노라 하는 거짓선지자들이 득실거리는 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개인 문제에 매달리려는 이기주의, 자기중심적 야만인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연구하고 남을 배려하고 돕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경건한 삶보다 자기 진로에 대한 집착, 자기 개인의 권리 주장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소위 문명사회의 특징처럼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단사상이나 타종교의 난립이 아니라 교회의 세속화입니다. 우리 예배가 노래방 수준으로 전락되고 그것이 젊은이들을 불러내는 교회의 전략이라고 합니다. 세속문화는 타락한 문화입니다. 구원이 요청되는 문화입니다. 그같은 세속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좇아갔더니 교회가 부흥했다면 코미디언들의 극장이나 경기를 즐기는 야구장의 군중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한국 장로교회가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가르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감사한다면 이대로는 안 될 것입니다. 장로교 간판은 걸었는데 침례교회인지 오순절파인지 구분이 안 되는 현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 즉 성경진리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 찬 우리 장로교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권하여 연합하는 한국 장로교회가 돼야 합니다. 사도는 로마교회를 칭찬하면서 ‘능히 서로 권하는 자’라고 했습니다. ‘능히’ 즉 능력있게(powerful) 또는 효과적으로(effective) 서로 권한다는 것입니다. ‘권하는 것’은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하여 능력있게 효과적으로 권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베소교회를 사랑한 사도바울은 밀레도에 도착하여 에베소 장로들을 초청해 에베소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계속 성장케 하려고 밤이 맞도록 하나님과 복음, 그리고 그리스도의 삶을 가르치고 권면했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정말 사랑한다면 우리는 다른 형제에게 영적 진리를 말해주고 매일의 대화 속에서 충분히 사랑을 나타내야 합니다. 잘못된 이를 저주하기 보다 바른 길을 걷도록 권면해야 합니다. 성숙한 신자는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기보다 배려하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 된 지체끼리 연합하고 화합해야 합니다.

장 칼뱅 목사님만큼 교회 연합과 일치를 강조한 사람도 드뭅니다. 그의 명저 기독교강요에서 가장 자주 사용한 단어중 하나가 연합입니다. 그는 루비콘 강을 건너야 교회가 연합된다면 그 강을 10개라도 건너겠다고 했습니다. 장로교회는 본래 하나의 교회입니다. 장로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한국 장로교회는 ‘1교단 다체제’가 되어야 합니다. 선교 봉사 남북문제 대사회문제 등을 한국 장로교회의 한 지붕 밑에서 해나갈 수 있습니다. 현재 교단 체제는 그대로 존속시키되 점진적인 연합을 해나가야 합니다. 2012년은 장로교단 총회 형성 100주년입니다. 2015년은 광복 70주년입니다. 반드시 인위적인 시간표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설정해야 합니다.

꿈같은 얘기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면 우리는 무슨 희생이 있어도 이뤄야 합니다. 소위 장자 총회라고 자랑만 하지 말고 장자라면 장자답게 동생들에게 본을 보여 한 형제 되게 해야 합니다. 서로 양보하고 권면하여 피차 격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서는 이와 같은 것들을 우리 안에서 개발할 수 없습니다. 선함이 가득하고 지식이 충만하여 서로 권면하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른 교회(엡 4:13), 즉 성숙한 교회를 말합니다. 심고 물주는 일은 사람의 몫이지만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계속 기도와 간구로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야 합니다(빌 4:6).

성숙한 장로교회, 우리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정리=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