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CT와 MRI 검사는 무슨 차이?

입력 2010-07-09 18:38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고, 자기공명영상(MRI) 사진도 찍어 보자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CT를 찍고도 도대체 왜 다시 MRI 촬영을 해야 한다는 것일까요.

그것은 CT와 MRI 검사의 기계적 차이를 알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CT와 MRI는 생선회를 뜨듯 얇은 단층 화면으로 켜켜이 촬영한 사진으로 우리 몸속의 각종 장기를 살피는 진단장비입니다. CT는 방사선을, MRI는 자기장을 각각 이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지요. 다만, CT는 가로 횡단면만을 평면적으로, MRI는 종횡단면을 입체적으로 찍어 볼 수 있다는 게 다릅니다. 또 CT는 움직이는 장기도 잘 찍지만 MRI는 이 경우 선명한 영상을 얻기 힘듭니다.

그러나 두 검사는 어느 것이 더 뛰어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CT는 뼈 부위의 미세 골절이나 뼈의 석회화, 뇌출혈 여부를 정확히 걸러내고, 숨을 쉴 때 움직이는 폐나 간 같은 고형 장기를 찍을 때 유리합니다. 반면 MRI는 CT에 비해 검사 시간이 길지만 CT상에서 잘 보이지 않는 근육, 연골, 인대, 혈관 등 연부조직을 관찰하는 데 좋습니다. 따라서 움직임이 비교적 적고 정확한 검사가 필요한 뇌질환, 척추질환, 골수염, 무혈성 골괴사증, 자궁암, 난소암 등을 진단할 때 주로 활용됩니다.

결국 두 검사를 다 해보자고 할 때는 두 경우를 모두 종합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