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성명 중국측 반응 “한반도에 불나는 것 원치 않는다”
입력 2010-07-09 18:39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한 것에 대체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안함이 공격을 받았고 규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공격의 주체로 북한을 지목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중국은 의장성명 채택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등 대외적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칫 북한이나 한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 관계자나 학자들의 반응을 통해서만 중국의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허야페이(何亞非·55) 주제네바 중국대표부 대사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과 관련, “우리는 불씨에 기름을 부어 불이 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사건 자체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북한을 공격의 당사자로 지목할 경우 한반도가 심각한 긴장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 대사는 8일(현지시간) 저녁 주제네바 중국대표부에서 가진 유엔 유럽본부 출입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비난한다”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경우에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점이며, 한반도에서 또 한번의 전쟁이 일어나는 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장성명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면서 의장성명이 도출된 것 자체에 대해 평가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