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미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채수창 인터뷰 질문지요구… MBC “사전검열” 사과 요구

입력 2010-07-09 18:41

경찰이 MBC 방송국 스튜디오까지 찾아와 방송 대본을 요구해 ‘사찰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사전 검열로 규정하고 서울경찰청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MBC 노조는 9일 “지난달 28일 서울경찰청 정보과 박모 경위가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생방송 5분 전 스튜디오에 찾아와 인터뷰 예정이던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에 대한 질문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채 전 서장은 양천경찰서 고문 파문과 관련해 본청의 실적주의를 비판하며 ‘항명 파동’을 일으킨 당사자다.

노조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김모 PD는 “인터뷰 질문지는 우리 심의실에서도 미리 보는 경우가 없다”며 박 경위를 내보냈다.

MBC 라디오국 소속 PD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황성찬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과 박 경위는 이날 MBC를 방문해 사과했다. 황 부장은 “질문지 제출을 요구한 게 아니라 방송 내용에 대해 물어본 것이다. 사찰은 아니지만 잘못된 일로 정식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건의 총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이 진상을 밝히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누가 이번 사건을 지시했는지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