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닷새 앞으로… 선진연대 파문에 연일 “으르렁”

입력 2010-07-09 18:30

닷새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이 격랑에 휩싸였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로부터 비롯된 선진국민연대 파문이 거센 해일로 다가오면서 화합과 계파 척결이라는 전당대회의 과제가 흐지부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친이 소장파 그룹과 선진국민연대 세력 간의 대립이다. 전대에 출마한 정두언 후보와 선진국민연대 출신 김대식 후보는 두 세력의 대리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두 사람은 전대 과정 내내 계속 대립하고 있다. 전대를 통해 당의 힘을 한데 모아 새로운 지도부를 세워내는 게 아니라 내부의 ‘치부’가 불거지는 계기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당 안팎에선 “화합과 계파 척결은 물론 여권의 쇄신과 변화라는 전대 과제도 두 세력 간 대립으로 인해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경필, 정두언 후보가 후보단일화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두 후보는 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권 비전 발표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후보를 당 대표에 당선시켜 당의 변화와 쇄신·화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후보는 “전대 경선과정이 민심과 당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 인물로 당의 얼굴을 세우지 못하면 국민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후보단일화 추진 배경을 밝혔다.

두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따라 후보 난립으로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됐던 경선 구도가 상당히 변화될 예상이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수도권과 영남권 후보 각각 1명으로 교통정리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상수·홍준표 후보도 각각 득표력 있는 후보들과의 ‘전략적 짝짓기’를 모색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실제 단일화가 성사되면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의원들에게 실망을 주고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전대가 당 쇄신과 세대교체론이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달라진 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뿌리 깊은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친이 소장파 그룹과 선진국민연대 세력 간 다툼은 이미 당내 문제를 벗어난 상태여서 전대 결과에 상관없이 내부 권력투쟁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