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25%P 전격 인상… 출구전략 신호탄

입력 2010-07-09 21:47

16개월 동안 사상 최저수준인 연 2.0%에 묶여 있던 기준금리가 올랐다. 재정에 이어 통화정책에서도 전면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채 부담이 늘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추가 이자비용이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을 ‘경기 회복 자신감’으로 해석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우호적으로 반응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자금으로 쓰이는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현행 1.25%를 유지했다. 금리 인상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금통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에서 3.25% 포인트나 내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앞으로 경기 상승세 지속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기준금리는 경제성장률과 향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시장 금리가 오르자 즉각 대출금리를 올렸다.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변동분이 그대로 반영돼 바로 조정됐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달 중순 인상이 불가피하다. 예금 금리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오른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가계나 기업이 당장 받는 타격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영세가계나 중소기업, 자본대비 부채 비중이 높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영향권 안에 들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부담이 6조9000억원 증가한다.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을 ‘경기 회복 자신감’으로 해석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우호적으로 반응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