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구애’로 돌아선 IMF… “높아진 신흥국 위상 감안한 듯”
입력 2010-07-09 18:35
아시아권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9일 IMF의 웹진 ‘서베이(Survey)’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오는 12∼13일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21 콘퍼런스’를 앞두고 최근 한덕수 주미대사 등 아시아 20여개 국가 대사들을 초청해 IMF가 아시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번 대전 회의를 통해 IMF가 아시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IMF는 앞으로 1년간 아시아와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가 아시아권에 ‘구애’를 하는 데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우려 등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아시아 국가들이 회복세를 이끌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위상이 역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가혹한 정책처방을 내린 ‘미안함’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단행했던 혹독한 구제금융 방식에 일부 실수가 있었음을 지난달 시인하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관계자도 “IMF는 그동안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선진국 위주로 이뤄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최근 들어 아시아 등 신흥경제권에 대한 공감을 부쩍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IMF가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21 콘퍼런스’에는 스트로스칸 IMF 총재를 비롯해 윤증현 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노벨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빠르게 회복 중인 아시아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