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3D로 다시 찾아온 ‘우디’와 ‘버즈’… ‘토이 스토리 3’ 8월5일 개봉
입력 2010-07-09 18:06
카우보이 우디와 우주전사 버즈가 11년 만에 돌아왔다. 명성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 법. ‘토이 스토리 3’은 강산이 변하도록 기다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다.
11년이라는 시간은 영화 속에서도 흘렀다. 1편과 2편에서 장난감들의 사랑스러운 주인이었던 꼬마 앤디는 어느덧 훌쩍 자라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둔 채 더 이상 갖고 놀지 않게 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른다. 진학을 앞두고 방을 정리하던 앤디는 우디를 제외한 장난감들을 다락방으로 옮기기 위해 비닐봉투에 담는다.
그러나 장난감들은 어머니의 실수로 쓰레기 신세가 되고, 이들은 간신히 위기를 넘겨 탁아소에 기증된다. 앤디가 자신들을 버리려 했다고 오해한 장난감들은 탁아소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지만 탁아소의 대장은 딸기향 나는 분홍 곰인형 랏소. 장난감의 천국인 줄 알았던 탁아소는 공포와 절망만 가득한 곳이었다. 장난감들은 앤디에게 돌아가기 위해 우디를 중심으로 뭉치고, 독재자 랏소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유머와 재치가 버무려져 한바탕 웃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지만, ‘토이 스토리 3’은 어린이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시간의 흐름과 인생의 변화에 대해 무겁지는 않은 말투로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성장해버린 앤디와 영원히 자라지 않는 장난감들과의 교감을 통해 만남과 이별에 대한 가슴 찡한 여운도 느낄 수 있다.
랏소와 빅베이비 등 슬픈 사연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도 대거 등장했지만 호쾌한 활약을 펼치는 건 역시 우디와 버즈, 포테이토헤드 부부 등 예전 캐릭터들이다. 매력 넘치고 정감 가는 캐릭터는 그대로여도 장난감들이 인터넷으로 마을 지도를 검색하는 장면에선 시간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을 듯. 1995년 1편을 개봉할 때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던 2D 영상으로 관객과 만났던 영화는 이번엔 3D로 제작됐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 관객이라면 밤중에 깨어나 눈을 비비고 인형과 로봇들을 관찰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한밤에 장난감들만의 화려한 세계가 열릴 거라 믿으면서. 톰 행크스, 팀 앨런, 존 모리스와 조앤 쿠삭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재기 넘치는 목소리 연기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영화 시작 전 상영되는 단편영화 ‘밤과 낮’은 또 다른 즐거움.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도 장난감 중 하나로 카메오 출연했다. 전체 관람가. 8월 5일 개봉.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