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적자… 속 타는 현대아산
입력 2010-07-08 18:30
금강산·개성관광 중단 이후 손실액 3024억8300만원
현대그룹 대북사업 주력 계열사인 현대아산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1일로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2년째가 되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룹의 자금줄 마저 끊겨 새로운 사업 추진도 힘든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및 개성관광 중단에 따른 손실액이 지난달 말까지 3024억8300만원에 달한다고 8일 밝혔다. 관광사업이 중단되기 전 1084명에 달하던 임직원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328명으로 줄었다. 70%나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322억7600만원이었고 올 1분기에도 80억원대에 달했다.
상황이 나빠지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세 차례나 북한을 방문, 관광재개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북측으로부터 남북 당국 간 회담 공식제의를 받아내는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남측 정부의 반응은 냉담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현대아산은 지난해부터 임직원 급여 삭감 및 유보, 유휴인력 대기발령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내 건설사업과 비무장지대(DMZ)·민통선 지역 PLZ(평화·생태)관광 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1349억원대 공사를 수주했고 올 상반기에만 735억원을 수주했다. 아울러 통일부 대북정책 현장체험 프로그램, 국내 리모델링 시장 진출 등 신규사업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는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장경작 사장의 발언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장 사장은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이른 시일 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바란다”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회사의 생존을 위해 더 넓고 다양한 시각으로 신사업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신규대출이 중단되면 투자여력 부족으로 신규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