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연내 해체땐 무슨 일이… GDP 최대 9% 폭락 ‘딥 임팩트’

입력 2010-07-08 18:21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올해 붕괴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7일 유로존이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에 지난 6월 1조 달러의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제공함에 따라 이 같은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면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이를 분석한 도이체방크ING는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현실화 된다기보다는)생각할 수 없는 것을 수량화해 보았을 뿐’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 나라라도 올해 유로존을 탈퇴하면 2012년 초까지 유로존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적게는 4%, 많게는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국가는 종전의 자국 통화로 돌아갈 경우 그 통화가치가 50%가량 추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로존 개별국가 경제엔 먹구름이 예상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물가가 두 자릿수로 고공행진하고, 독일 등 유럽 강국은 거꾸로 디플레이션(경기 장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댈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도 주가 및 주택가격 폭락과 더블 딥 위기에 맞닥뜨리면서 정부가 부실채권에 물린 기업들에 구제금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이 닥친다는 것이다. 대서양 건너 미국마저도 달러화 강세로 2011년 곧바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됐다.

도이체방크ING는 유로비판론자들의 경우 유로 해체가 개별 국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하지만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국 통화로 돌아갈 경우 환율이 자유롭게 변동하면서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통화가치 하락은 국내 수요 붕괴를 상쇄시켜 줄 만큼 강력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로가 붕괴되면 첫 2년간 역내 GDP가 10%가량 줄어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도미노 충격이 세계 경제에 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NG의 글로벌금융시장연구원인 마크 클리페는 “유로의 해체 가능성을 예상했다기보다는 혹시라도 이런 일이 생겨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자는 취지”라면서 “혹여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유로 탈퇴를 생각해본 정치 지도자가 있다면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