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몸 낮춘 김쌍수 한전 사장

입력 2010-07-08 20:53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바짝 엎드렸다.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큰 현안을 앞두고 정부와 마찰이 계속 빚어지자 산하 발전자회사 단속에 나선 것.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7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6개 발전자회사 사장단 긴급 회의를 소집해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임금이나 정년 연장 등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불필요한 갈등관계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또 발전사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개편에 대해선 정부가 결정할 일이니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발전사 임원들의 해외출장 자제령도 내렸다.

최근 한전은 정부와 잇달아 마찰을 빚어왔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있어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발전사 통합보다 개별 발전사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는 반면, 한전은 발전사를 재통합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실제로 통합에 준하는 수직계열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전은 지난해 단체협상에서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생겼다. 이후 한전은 정년은 연장하되 비용은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방침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KDI의 전력구조개편 용역 결과 설명회와 관련 정책토론회가 9일 예정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다음달이면 임기 3년의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 김 사장이 보신을 위해 기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