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아마존의 영웅’ 지켜주세요… 환경운동 맥올리 선교사 페루 정부 추방령

입력 2010-07-08 18:22

‘아마존의 영웅을 지켜내자.’

추방 위기에 몰린 영국인 선교사를 지켜내기 위한 지지 활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 보도했다.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거대 기업에 맞서 환경보호 운동을 전개해온 팩 맥올리(62)가 주인공이다.

맥올리는 가톨릭 선교사로 20년 넘게 페루에 머물며 교육 등을 통해 원주민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왔다. 특히 벌목업자와 거대 석유업자, 광산 채굴업자들에 맞서 아마존 지역 환경을 지켜내고자 노력했다.

그의 적들은 ‘타잔 선동가’ ‘백인 테러리스트’ ‘선동적인 선교사’ 등으로 부르며 그를 몰아내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심지어 맥올리가 원주민 처녀들에게 자신과의 결혼을 강요했다는 소문까지 퍼뜨리기도 했다.

이에 페루 정부는 정글 지역에서 석유회사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금지 조항들을 완화하는 조치를 내리는 한편, 맥올리에 대해 지난주 추방 명령을 내렸다. 외국인은 자국에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는 데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를 달았다.

페루 정부는 또 지난달 초 아마조나스주 이마시타에서 유전 개발에 반대하는 아마존 원주민과 경찰 간 유혈 충돌로 최소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문제 삼았다. 지난 4월엔 원주민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6명이 숨지기도 했다.

맥올리는 추방 명령을 철회시키기 위해 법적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맥올리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때로 원주민 자신들의 권리를 조직화하는 능력이 있다”며 “그것이 죄라면 나는 유죄다”라고 항변했다.

그를 지켜내기 위한 지지자 그룹은 다양하다. 아마존 지역 원주민들은 물론이고 국제사면위원회, 할리우드 배우까지 나섰다. 특히 2005년 영화 ‘포카혼타스’에 출연해 유명해진 여배우 코리언카 킬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맥올리는 폭력을 선동하지 않았고, 교육과 화해를 증진시켰다”고 옹호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페루 케추아족 인디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