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지는’ 스파이 채프먼… 前남편, 누드 사진 공개
입력 2010-07-08 21:24
“내 딸은 마타하리가 아니다.”
미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러시아 여성 안나 채프먼(28)의 모친 이리나 쿠스첸코가 7일 러시아 타블로이드 신문 트보이덴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쿠스첸코는 “채프먼은 그냥 28세 보통 여자일 뿐”이라며 과거 소련의 정보기관 KGB(국가보안위원회) 간부였던 남편에게 포섭됐다는 보도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쿠스첸코는 “채프먼이 체포 직전 겁에 질려 전화했다”면서 “딸은 뉴욕에 돈을 벌러 갔을 뿐 죄를 짓지 않았다고 내게 항변했다”고 밝혔다.
채프먼은 금발에 전형적인 러시아 미인이다. 그녀가 체포된 뒤 미국과 영국 등의 대중 매체들은 그녀의 사진을 대서특필하며 ‘팜므파탈(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여자)형 여간첩’이라고 선정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영국에 살고 있는 그녀의 전 남편 알렉스 채프먼은 그녀의 나체 사진과 신혼여행 당시 찍은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사진을 여러 신문사에 건네주고 있다. 알렉스는 영국 대중지 미러와 인터뷰에서 “침대에서 그녀는 대단했다”면서 “그녀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렉스는 2002년 그녀와 결혼했으나 4년 만에 이혼했다.
채프먼은 전 남편이 자신의 나체 사진을 공개한 것에 크게 분노했다고 미국 ABC방송이 보도했다. 채프먼은 알렉스가 자신에 대한 날조된 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나체 사진은 전 남편이 시켜서 포즈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프먼의 변호사 로버트 바움은 “그녀의 아버지는 러시아의 하급 외교관이었다”며 “미국연방수사국(FBI)의 위장요원이 그녀에게 위조 여권을 건네줬을 때 아버지의 충고를 따라 경찰에 신고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사법 당국은 안나 채프먼을 포함한 11명의 러시아 스파이 혐의자를 비밀 정보요원 활동 및 돈세탁 혐의로 이날 공식 기소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