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오른 장제원 “대접 해줘도 모자랄 판국에… “아군 등에 칼 꽂지 말라”
입력 2010-07-08 18:42
與 주류 ‘권력투쟁’으로 번진 민간인 사찰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여권 내 비선라인 파문이 여권 주류 내부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영포회나 선진국민연대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및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관련돼 있고, 이들과 앙숙 관계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비선라인의 ‘전횡’을 앞장서서 문제 삼고 나선 상황이다. 싸움이 더 격해질 경우 주류의 분화가 가속화되고, 여권의 권력지도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서 영포(목우)회와 선진국민연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자 친이상득계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가깝고, 선진국민연대 출신이기도 한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8일 본보와 통화에서 여당 내 비선라인을 비판하고 나선 같은 당 정두언 의원을 겨냥,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특정 인사를 비판하는 것은 같은 편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여권 내 일부 인사들이 지방선거 이후 상황이 좀 어려워지자 이명박 대통령과 주류에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1년 뒤 ‘이명박 바람’이 다시 불면 그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국무차장에 대해서도 “솔직히 예전에 구설에 오른 이후부터는 정말 죽어지내듯이 자기 일만 묵묵히 해온 사람 아니냐”며 “비선은커녕 총리실 내 15개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느라 다른 걸 할 시간도 없다고 토로하더라”고 옹호했다. 장 의원은 또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 의원이 선진국민연대 출신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전대 출마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다더라”며 “김 전 사무처장이 지방선거 때 호남에서 15%의 지지율을 이끌어냈으면 당에서 대접을 해줘야지 비판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죽도록 희생하고도 국회의원 배지도 달아보지 못한 박 국무차장과 김 전 사무처장을 몰아붙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비선라인 파문의 불똥이 이상득 의원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에 대해 장 의원은 “이 의원은 ‘상황이 어려워도 이 대통령 잘 되게 하는 일만 생각하자’는 말씀만 이따금 하시지, 뭘 주도적으로 하고 그러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