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0명 중 3명 “자살 시도해봤다”

입력 2010-07-08 21:41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3명꼴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이들의 90% 이상은 1∼2년 전부터 자살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조맹제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이 전국 12개 병원에서 18세 이상 일반 성인 남녀 651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15.2%가 한 번 이상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하려고 구체적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3%였으며,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2%였다.

자살을 계획하고 시도한 응답자는 2%인 반면 충동적인 자살 시도는 1.2%로 조사됐다. 자살 계획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았으며,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약 50% 정도 높았다.

또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94%가 자살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후 평균 1∼2년 뒤에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을 처음 시도한 연령은 계획 자살군이 24세, 충동 자살군이 26세로 분석됐다. 자살을 시도한 이유로는 가족 간 갈등, 경제적 문제, 별거 및 이혼, 질병 등 순으로 집계됐다.

자살 시도자의 절반 이상은 우울증과 알코올 오남용 등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이 같은 정신적 문제는 충동 자살군(72.0%)이 계획 자살군(59.7%)보다 높았다. 특히 조울증(양극성 장애)이 있을 때 충동적 자살 시도 위험이 3.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자살 시도 직전 있었던 가족 갈등이나 경제 문제 등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전부터 갖고 있던 정신적 취약성, 특히 기분 장애 문제를 사전에 평가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자살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