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대통령실장 내정… 왜 임태희인가
입력 2010-07-08 21:59
여야 모두 “신중하고 합리적인 보수” 평가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집권 후반기 대통령실장으로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을 내정한 것은 현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카드는 파격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중도실용과 친(親)서민 정책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평가한 뒤 “50대의 젊은 대통령실장 발탁으로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활력 있는 젊은 청와대로 이끌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고용노동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통령이) 어제 ‘당·정·청 협력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안을 풀어나가야겠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대통령실장으로서 국민 마음을 국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국회와의 관계, 정부와의 관계, 이 대통령의 신임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골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 내정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정책통이다. 경기도 분당에서 3선을 기록하며 여야 모두로부터 ‘신중하고 합리적인 보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당·청 관계나 대야 관계도 매끄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대통령의 대선 후보와 당선인 시절 두 차례나 비서실장을 지낼 만큼 신임이 두텁다. 정권 초기에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처음부터 어떤 의미에서는 임태희 장관이냐 아니냐의 게임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역적으로 경기도 출신이라는 점, 나이도 54세로 세대교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골고루 작용했다. “전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우등생을 뽑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임 내정자를 선택한 것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의 표현이다. 현재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파장이 확대되고 있고, 민주당 등 야당의 대 정권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6·2 지방선거 후폭풍은 7·28 국회의원 재·보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믿을 만한 사람을 대통령실장에 앉힘으로써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번 써본 사람을 계속 쓰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따른 좁은 인재풀이 다시 한번 드러났고, ‘직언형’이라기보다 ‘실무형’이라는 임 내정자의 스타일상 국민들이 기대하는 ‘이 대통령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모범생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임 내정자의 숙제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