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고’ 3인 신인왕 각축전… 양의지·고원준·오정복
입력 2010-07-08 18:27
프로야구가 8일로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60%를 소화한 가운데 올해도 신인왕 경쟁이 뜨겁다.
지금까지 신인왕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선수로는 양의지(23·두산), 고원준(20·넥센), 오정복(24·삼성) 등 3명이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올해 갓 입단한 ‘완전 신인’이 아닌 ‘중고 신인’들이다.
두산의 5년차 포수 양의지는 올해 74경기에 나와 40타점, 9홈런을 때려냈다. 타율도 0.282로 괜찮은 편이다. 포수로 올해 첫 풀타임 출장한 것을 감안하면 신인왕 후보로 놓기에는 충분한 성적이다. 다만 도루 저지율이 0.224로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7위라는 것이 문제다.
넥센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고졸 2년차 우완 고원준은 입단 첫해인 지난해 1군에서 단 한 번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등 시즌 초까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러나 5월 19일 막강 SK 타선을 상대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펼치며 일약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최고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80㎞대까지 떨어지는 슬로커브는 일품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화 류현진, KIA 윤석민 등 국내 최고 투수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맞서는 모습은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2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하고 있으나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아 넥센은 고원준이 10승 이상은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정복은 지난 시즌 단 6경기에 나와 7타수 1안타 기록이 고작이었지만 올 시즌 주전 자리를 처음 꿰차면서 삼성의 12연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471의 괴력을 뽐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장기영(28·넥센)은 올해 개정된 대회 요강 때문에 신인왕을 놓치게 됐다. 2008년 초반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장기영은 이번 시즌 타율 0.318에 34타점 22도루로 일약 넥센의 간판 타자로 자리 잡았다. 2001년 현대에 입단한 장기영은 2001∼2003년 투수로 뛰면서 3이닝을 소화했고 2008∼2009년에는 타자로 31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올해 대회 요강 중 신인왕 자격이 ‘5시즌 이내’에서 ‘5년 이내’로 바뀌면서 신인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