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스파이 맞교환 추진

입력 2010-07-08 00:35

러시아가 미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안나 채프먼 등과 러시아의 무기 기밀을 빼돌리려다 체포돼 복역 중인 핵무기 전문가 간 맞교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제시한 맞교환 대상은 러시아 출신 핵 과학자 이고르 수티아긴이다. 러시아 내 대표적 군축 전문가인 수티아긴 박사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미국·캐나다 분과장을 지냈다. 그러나 영국 사기업에 핵 잠수함 등 러시아 군사 기밀을 전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법정에서 15년형을 받고 아르한겔스크 교도소에 수감됐다. 수티아긴은 미 중앙정보부(CIA)의 첩보원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그의 변호인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러시아 측에서 채프먼 등과 수티아긴을 동시에 석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이르면 8일 중 맞교환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도 검거된 스파이 중 한 명과 수티아긴의 교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티아긴은 미국과의 스파이 교환 조건으로 자신이 곧 석방될 것이며 영국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가족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