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임금 오르나” 설레는 금융권
입력 2010-07-07 18:49
은행 등 금융권 근로자들이 모처럼 임금인상 분위기에 들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와 사측 대표인 사용자단체는 올해 금융권(금융공기업 제외)의 임금을 올리는 방향으로 협상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금융노조와 사용자단체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5차 교섭을 끝내고 8월 말이나 9월 초쯤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2007∼2009년 3년간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제 또는 반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가 경제의 어려움과 귀족노동자라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임금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올해도 사측은 당초 임금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4년째 임금이 못 올라갈 경우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여기에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경제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만큼 내년에는 공무원의 봉급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도 금융권의 임금인상 여건을 조성했다. 공무원 임금을 올리려 하는 마당에 일반 근로자의 임금을 억제할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사용자 측 관계자는 “이런저런 여건을 고려할 때 소폭이나마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는 쪽으로 교섭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인상폭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사측은 임금 인상폭이 1% 내외 수준에서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금융노조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최소 2%대 수준은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산별 교섭에서는 임금인상의 하한선만 정해주고 실제 인상폭은 각 지부별로 사측과 협상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