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그룹 신규여신 중단할 듯
입력 2010-07-07 21:16
재무구조개선 약정(MOU) 체결을 거부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해 채권단이 신규 여신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계열 채권은행협의회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시한인 7일까지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거부함에 따라 8일 외환·산업·신한은행, 농협 등 4개 은행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현대그룹 처리 방안을 논의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운영위원회에서 논의가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또 다른 약정 시한 연장보다는 신규 여신 중단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계속 약정을 거부하자 약정 시한을 애초 5월 말에서 지난달 15일, 지난달 25일에 이어 이날까지 재차 연장했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또 한 차례 약정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약정 시한 하루 전인 6일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넘는다며 “외환은행과 거래를 끊고 주채권은행을 변경해 재무구조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자 채권단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채권단 측은 “현대상선의 좋은 실적까지 고려해도 현대그룹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라며 “현대그룹이 이처럼 무리하게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신규 대출 중단 이후에도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계속 거부하면 단계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