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통근버스끼리 충돌… 북한 근로자 50여명 사상

입력 2010-07-07 21:41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를 태운 통근버스 2대가 충돌해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자동차와 버스 등의 경미한 접촉사고는 있었지만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대규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지난 2일 오후 7시40분쯤 개성공단 내 교차로에서 북한 근로자를 태운 버스 2대가 충돌했다”며 “사고로 버스가 크게 파손돼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북측이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알려오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북측은 사고 직후 현장을 통제했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오가는 남측 근로자 등에 따르면 이 사고로 북한 근로자 10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은 각각 전면 오른쪽과 왼쪽이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근버스는 2대 모두 북측 운전사가 운전했으며 개성공단에서 퇴근하는 근로자와 야근을 하기 위해 출근하는 근로자가 탑승했었다. 사고 당일 개성공단에는 비가 많이 내린 데다 안개도 짙게 끼어 있었지만 운전사가 연료를 아끼기 위해 전조등을 끈 상태로 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버스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사고로 4개 입주 기업에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2개 업체는 결근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버스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남측 민간업체가 각각 소유하고 있으며, 북측 보험에 가입돼 있다. 4만4000명의 북측 근로자들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소유 버스 120여대와 입주 기업 소유 버스 100여대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