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장관만 인재고 나머지는 둔재냐”… 黨·靑 인적쇄신 불협화음
입력 2010-07-07 18:42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개편과 관련해 하마평에 오른 일부 인사들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여당에서 태클을 걸고 나서는 등 자중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사 대상자와 폭을 둘러싼 견해차가 자칫 당·청 간 간극을 더욱 벌리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중진인 이윤성 의원은 7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요즘 나오는 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실망스럽다”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에 사는 부자)를 다시 기용하는 회전문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어 “내 말 따르고 이해해준다고 어떤 사람은 (대통령)실장, 또 어떤 사람은 뭘 했다고 해서 또 시키고…”라며 “5000만명 인구 중에 인적 자원이 그렇게 없냐”고 꼬집었다.
이 의원 발언은 최근 총리나 대통령실장에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백용호 국세청장 등이 거론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새로운 인재를 찾거나, 아직 행정 경력을 쌓지 못한 당쪽 인사들을 기용하는 대신, 이미 혜택을 받은 인사들만 계속 중용하는 데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임 장관만 인재고, 나머지 의원들은 둔재냐” “청와대가 몇몇 사람들만 편애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회전문 인사는 우리가 야당일 때 노무현 정부를 향해 강력히 비판하던 것이어서 그대로 답습하면 면목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의원들 대부분이 이윤성 의원과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의 이런 반응에는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정치 강화 차원에서 여당 의원들을 대폭 기용할 것이란 얘기가 돌아다니다가, 최근 다시 소폭 기용설이 나오는 데 대한 불편한 기류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입각설에 잔뜩 부풀어 있던 의원들이 요즘 풀이 많이 죽어 있다”며 “입각에 거론됐던 한 해당 의원은 ‘아예 이름이나 거론되지 않았었더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하더라”고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