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보폭 넓히는 손학규… 비주류와 손잡고 당권 출마?
입력 2010-07-07 18:34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당권 도전은 이제 발표만 남았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손 전 대표는 최근 비주류 당권 주자를 잇따라 접촉했다. 지난 4일 박주선 최고위원을 서울에서 만난 데 이어 6일에는 춘천으로 온 천정배 의원과 3시간반 가량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이 이 자리에서 “2012년 집권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과감히 쇄신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손 전 대표도 쇄신 움직임에 동참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손 전 대표는 “민주당이 변화해야 한다”며 “당을 쇄신하고 수권정당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와 쇄신연대 소속 비주류 인사들의 회동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짙다. 정세균 대표나 정동영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약한 손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손 전 대표 측은 “쇄신연대의 장외 집회에 대해 손 전 대표의 생각은 부정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내 지지 세력의 상당 부분이 정 대표와 겹치는 상황에서 당 쇄신을 고리로 비주류 측과 손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비주류 내부에서도 최근 발족한 쇄신연대가 정 의원 지지 모임으로 비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손 전 대표를 합류시킨다면 쇄신 주장의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순수집단지도체제’나 ‘당원투표제’ 등의 요구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손 전 대표는 다음주 7·28 재·보선 지원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한다. 당권 도전 의사는 재·보선 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 측근은 7일 “마음은 이미 전대 출마를 결정했지만 이를 밝히지 않는 상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정 대표가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것으로 예측됐던 당권 경쟁은 예측불허 상황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대표와의 연합설이 제기됐던 손 전 대표가 비주류 측과 연대할 경우 선거판 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