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남미 모두 탈락… 결국 ‘유럽 잔치’

입력 2010-07-07 18:35

‘유럽 팀 비(非) 유럽대륙 개최 월드컵 첫 우승, 사상 두 번째 2회 연속 유럽 팀 간 결승 격돌.’

‘남미의 최후 보루’ 우루과이가 4강에서 탈락하면서 지난달 1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결국 유럽 잔치로 끝나게 됐다.

지구촌 최대 축구축제인 월드컵에서 유럽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제2회 대회가 열린 1934년 이탈리아대회(이탈리아-체코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1938년 프랑스대회(이탈리아-헝가리), 1954년 스위스대회(서독-헝가리), 1966년 잉글랜드대회(잉글랜드-서독), 1974년 서독대회(서독-네덜란드), 1982년 스페인대회(이탈리아-서독), 2006년 독일대회(이탈리아-프랑스) 모두 유럽 팀끼리 결승전에서 격돌했다. 2개 대회 연속 유럽 팀 결승 격돌은 34년-38년 대회에 이어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사상 두 번째가 된다.

반면 유럽과 함께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남미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은 적은 1930년 우루과이대회(우루과이-아르헨티나)와 1950년 브라질대회(우루과이-브라질) 단 두 차례뿐이다.

이번 남아공대회 8강까지는 남미가 초강세를 이어갔다.

남미 대표로 나온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5개 나라는 모두 가뿐하게 16강에 올랐고, 이 중 16강에서 브라질과 맞붙었던 칠레를 제외한 4개 나라가 8강에 안착했다.

8강 대진이 우루과이-가나, 브라질-네덜란드, 아르헨티나-독일, 파라과이-스페인으로 짜여 ‘남미 네 나라가 나란히 4강에 오를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도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탈락했고, 유일하게 4강에 올랐던 우루과이도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면 2006년 대회 결승에서 만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던 유럽은 초반 부진을 딛고 지금까지 유럽 대륙이 아닌 곳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징크스를 날려버리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 대회까지 총 18차례 치러진 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는 각각 9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는데, 유럽은 유럽 대륙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만 정상을 밟았다.

또 1962년 칠레대회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 2006년 대회까지 이어진 남미와 유럽이 번갈아 정상에 올랐던 ‘순번 우승’도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2회 연속 우승으로 깨졌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