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분양시장 훈풍 솔∼솔

입력 2010-07-07 18:22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 썰렁했던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리고 청약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5일 3순위 청약접수가 끝난 대구 유천동 화성파크드림 아파트. 총 359가구 모집에 465명이 몰려 평균 1.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6가구인 59.9㎡형에는 모두 87명이 접수해 2.4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인기 단지의 청약률과 비교하면 ‘밋밋한’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순위 내 청약접수가 마감되기는 2006년 이후 4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최근 3년간 평균 청약경쟁률이 0.08대 1에 불과한 데다 최근까지도 청약률 ‘0’인 ‘제로아파트’가 속출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1만6000여 가구(5월 말 기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화성파크드림 시공사인 화성산업 관계자는 “실제 계약률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분양필패’로 악명높은 대구에서 청약률이 1대 1을 넘어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실수요자를 겨냥해 중소형(59.8㎡형) 위주로 공급한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의 분양시장에서도 회복세가 감지된다. 지난 1일 순위 내 청약을 완료한 광주광역시 수완지구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는 1124가구 모집에 4637명이 몰려 평균 3.8대 1로 마감됐다. 중소형(84.9㎡)의 경우 경쟁률이 7.8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청약을 마감한 부산 해운대구의 ‘센텀 협성르네상스’ 아파트 역시 평균 경쟁률 5.2대 1을 보였다.

7일 국토해양부 및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의 아파트가격은 평균 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가격은 0.6% 떨어졌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1% 올랐다. 특히 경남 창원과 전북 전주는 각각 7.4%, 5.6%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분양주택 역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은 전달에 비해 1737가구 증가했지만 지방은 1686가구 줄면서 14개월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그동안 지방에서 신규 물량 공급이 없다 보니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여기에다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고 각종 혜택을 제공한 데 따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지방 주택시장이 수개월 전에 비해 호전되는 분위기는 맞지만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현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