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 형 정명근 CMI 대표 화가로 변신… 7월 16∼29일 첫 개인전

입력 2010-07-07 18:27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의 형인 정명근 CMI 대표가 화가로 변신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을 비롯해 첼리스트 명화, 바이올리니스트 경화씨 등 정 트리오 공연을 30년 넘게 기획한 정 대표는 바쁜 스케줄 가운데 틈나는 대로 붓을 잡아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표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통해 그림 실력을 선보인다.

고희를 앞둔 나이에도 열정을 불사르는 정 대표는 그동안 공연기획자 및 제작자로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얻은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화폭에 담아 왔다. 다소 추상적인 형상들과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화면 전체에 음악적 리듬감을 부여하고 한 편의 교향악을 전달해주는 듯하다.

정 대표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배웠고 음악과 더불어 살아왔지만 음악적 지식이나 기술, 경험으로는 내 삶이나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엄격한 규율이 반복되는 음악보다는 스스로 자유롭게 창조하는 미술작업으로 내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자 붓을 들었다”고 말했다.

“‘사랑한다’ ‘괴롭다’ 같은 말을 건네면서 정작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이 상대방에게 만족스러울 만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어 답답하다거나 당혹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겁니다. 색과 형태로 구성된 나만의 언어, 그림을 통해 음악에서는 맛보지 못한 또 다른 희열을 느껴요.”

이번 전시에는 갖가지 도형과 다양한 색채의 결합으로 내면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심포니 판타스틱’ ‘사계절’ ‘나의 세계, 너의 세계’ ‘골드베르그 변주곡’ 등 음악적 감수성이 듬뿍 배어있는 작품들이다. 그는 보는 순서와 방법, 시기에 따라 다양한 느낌으로 변주되는 작품을 통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보다 창의적인 사고로 그림을 독해하도록 권유한다.

“자신과의 소통마저 단절된 현대인들에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진정한 소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것이죠. 앞으로 음악이든 미술이든 예술적 공감을 통해 삶을 더욱 진지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 관심을 두려고 합니다.”(02-543-7337)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