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인 인생 2막 설계 이렇게… 인생 후반전은 하프타임에 달렸다
입력 2010-07-07 17:39
누구나 한번은 인생의 ‘하프타임(Half Time)’을 만난다. 다만 사람에 따라 그 시기가 30대일 수 있고, 40대나 50대일 수 있다. 하프타임이란 운동경기에서 전반전을 끝낸 선수들이 후반전에 들어가기 전에 갖는 작전타임 시간이다. 우리 인생에도 작전타임이 필요하다. 박호근 목사(하프타임코리아 대표)는 “인생의 전반전을 큰 성과 없이 보냈다 할지라도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며 “이 시기는 개인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후반전에 임하는 선수들처럼 새로운 각오로 후반전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후반전 인생을 보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매사에 감사하고 삶의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또 고통을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있으며, 개인의 성공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나눔과 봉사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
#또 한번의 기회
하나님은 하프타임을 통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신다.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에게 기회는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찾아왔다. 1993년, 금융권 임원으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친구의 빚보증 때문에 하루아침에 재산을 다 날리고 쓰러져가는 농가에서 살게 됐다. 그러나 그는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했다. 세 아이에게 공부방을 만들어 주고 싶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리쿠리팅 사이트 잡코리아를 창업했다. 그의 나이 53세, 남들은 은퇴를 생각하는 때였다.
4평짜리 허름한 창고에서 4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 2000만원이 전부였다. 이 중 1000만원을 교회에 헌금했다. 늦은 나이에 맨손으로 시작한 사업이었기에 수시로 곤경에 처했다. 그가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는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감사하니까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무모하리만큼 용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프타임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하루 4시간 정도의 취침 시간을 빼고 모두 자기계발에 쏟았다. 40대부터 컴퓨터와 영어, 중국어를 꾸준히 공부했다. 또 서강대 고려대 등의 최고경영자과정에 다니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현재 2000여명의 직원에, 연간 85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CEO이다.
“인간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손이 도와주는데 전 그 손이 하나님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생애의 좌절과 고통 그리고 절망을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로 받아들이면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고 생각합니다.”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의 고백이다.
#성공한 삶에서 의미 있는 삶으로
박용우(57) 장영희(54) 선교사 부부는 후반기 인생을 성공보다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부부는 인생의 한 시기를 선교사로 살기로 한 젊은 시절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박 선교사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실장과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부원장, 장 선교사는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 회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6월 탄자니아 선교사로 떠났다. 부부의 한목소리다. “사람들은 안락한 삶을 버리고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는 저희를 걱정하지만 저희는 너무 행복해요.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나이요? 그건 숫자에 불과해요. 선교 열정이 우리를 점점 젊어지게 만들어요.”
인생의 전반부가 성공을 추구하는 시간이었다면, 후반부는 의미를 추구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철영(남서울은혜교회 전문은퇴자교육 담당) 목사는 “전반기 인생이 경쟁 중심의 삶이었다면, 후반기 인생은 보람과 가치 있는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자신의 소명을 발견했으면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남서울은혜교회(02-3412-5555)는 1년 과정의 전문인 은퇴자들을 평신도 사역자로 길러내는 BM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후 NGO, 선교지, 교회사역 현장에 파송된다. 하프타임코리아(02-454-4775)는 5주 과정의 하프타임 메이커스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각당복지재단(02-737-0210)은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