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갈등 넘어 하나가 되자!… ‘2010 장로교의 날’ 행사

입력 2010-07-07 20:37


한국교회는 분열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로교만 해도 140여개 교단으로 나눠져 평신도들은 물론 목사들조차 소속 교단이 왜 분열됐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때문에 모든 이해관계를 초월해 교단이 연합과 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8년 9월 예장 합동, 통합, 합신, 기장 등 4개 교단은 제주도에서 개최된 제93회 정기총회에서 회무 도중 교단을 뛰어넘어 주요 목사 및 장로들이 함께 연합예배를 드리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어 장로교단들은 지난해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등을 외쳤던 장 칼뱅(1509∼1564) 탄생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고 애썼다. 당시 칼뱅의 후예임을 자임한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중심으로 매년 7월 10일 칼뱅 탄생일에 ‘장로교의 날’ 행사를 갖기로 했다. 올해도 10일 오후 2시 한장총 주최로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2010 장로교의 날’ 대회를 갖는다. 한장총은 1981년 예장 통합, 합동, 고신, 기장, 대신 등 5개 교단으로 창립된 이래 지난 5월 개혁과 개혁정통이 가입해 28개 회원교단, 3만7000여 교회로 이뤄져 있다.

한장총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지난날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마음을 더욱 하나로 묶어내겠다는 생각이다. 대회는 2012년 한국 장로교 100주년을 앞두고 정체성을 재확인해 보다 성숙한 장로교회로 거듭날 뿐 아니라 장로교의 지도력을 강화하고 젊은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교회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로교 목회자들과 성도 5000여명, 백석예술대 100인조 오케스트라, 장애인 650여명, 탈북민 100여명, 덕소고등학교 학생 도우미 100여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부 장로교의 핵심인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메시지 선포에 이어 28개 교단 총무들이 기수단으로 입장한 뒤 대회장인 이종윤 한장총 대표회장이 2부 개회선언을 한다. 3부는 장로교 전통에 따른 예배를 통해 말씀 중심의 예배를 구현한다. 4부에서는 장로교단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한장총의 비전이 제시된다.

이번 대회가 장로교단 분열의 벽을 무너뜨리고 또 다른 연합과 일치운동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회장과 양병희 상임회장 등이 이번 행사에서 ‘1교단 다체제’를 통해 하나의 장로교단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공식적으로 피력했기 때문이다. 한장총은 오는 9월 각 장로교단 총회에서 이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조직한 뒤 내년 총회에서는 각 교단이 ‘하나인 장로교단’을 결의하고, 한국 장로교 100주년인 2012년 정기총회에서는 모든 교단이 함께 개회예배를 드릴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장로교회는 같은 신앙고백과 성례전을 갖고 있지만 교단별 독특성이 있어 실제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칼뱅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소통과 타협, 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하나 되자는 담론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칼뱅은 ‘기독교강요’를 통해 여러 차례 연합을 강조했고, 교회 연합을 이룰 수 있다면 루비콘강을 열 번이라도 건너겠다고 말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