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다문화 사역 루크 킨즈 목사 권드보라 부부… QT 남녀에서 전도부부 되다

입력 2010-07-07 17:38


지난 87년부터 영국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권드보라(58) 사모와 루크 킨즈(57) 목사 부부 이야기다. 최근 방한한 이들은 “QT 편지가 부부 QT로 바뀌었다”며 “99년 결혼과 함께 시작한 QT를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QT로 힘을 얻고 복음 전파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킨즈 목사 부부의 사역은 일종의 다문화 사역. 영국 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들로 하여금 다시 복음을 전하도록 훈련시킨다.

부부의 사역은 다양했는데 출신 문화별로 방법을 달리했다. 스리랑카 등 힌두권 출신에겐 전도지로 다가갔다. 권 사모는 직접 친필로 전도지를 제작했다. 수수한 전도지 모양 때문에 쓰레기 취급도 당했다. 하지만 ‘쓰레기 전도지’로 두 명의 스리랑카 여인은 나중에 목사 사모로 변신했다.

힌두권, 이슬람권 출신 이민자들은 ‘목사’ 직함에 호감을 갖는다. 신에 대해 정통한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크리스천’이란 명칭보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때 더 많은 신뢰감을 준다는 것도 말했다. 영국 내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은 크리스천을 이단이나 선교사로 아는 탓이다.

기이한 일도 있었다. 10년 전엔 자살을 시도하려던 한 방글라데시 남자가 킨즈 목사 집 창문에 붙은 스티커를 보고 예수를 영접했다. 스티커엔 ‘Thank God for Jesus’(예수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라)가 씌어져 있었다. 무작정 대문을 두드린 그는 복된 소식을 들었고 마음을 돌이켰다.

권 사모는 “런던에만 250개 언어를 가진 미전도 종족들이 살고 있다”며 “유럽에서 가장 다문화사회로 발전된 영국은 전도의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민과 출생으로 확산되는 무슬림을 위한 전도활동 역시 이들 부부가 힘쓰는 일이다. 킨즈 목사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무슬림의 특성을 알고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기도로 시작하고 친구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나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순수한 사랑과 관심으로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개종을 위해 접근하면 오히려 원수가 됩니다. 특정 인물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것은 위험합니다. 무슬림 역시 기독교인처럼 개인이나 가정별로 신앙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권 사모는 영국의 예를 들며 한국교회에 조언했다. 국내 무슬림 수가 적을 때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 무슬림 커뮤니티가 약할수록 전도도 쉽다는 말이었다.

권 사모는 “영국처럼 무슬림 공동체가 커지면 그들 속에 파고들기가 쉽지 않다”며 “무슬림을 위한 복음 제시는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권 사모는 방한 기간 동안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았다. 자궁근종 치료와 갑상선암이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없던 병이었으나 1∼2년 새 악화됐다. 그만큼 사역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인데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권 사모는 남편을 바라보며 다시 웃었다. “남편은 수술 후 살이 빠진 나를 예뻐졌다고 하네요. 또 넘어져 입을 다치자 이번엔 안젤리나 졸리 입술 같다네요. 하하하.”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