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길 목사 "기독교 비판하는 사회보다는 복음위에 서있지 못한 우리가 문제"

입력 2010-07-07 13:45


[미션라이프] 2010 미국 코스타 시카고 수양회 둘째 날인 6일 오전(현지 시간). 코스타국제이사장 홍정길 목사가 주제강의를 했다. 이번 수양회 주제인 ‘복음, 민족, 땅끝’ 중 첫 번째인 복음에 대한 것이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소재로 말문을 열었다.

“무소유는 기독교 개념이 아닙니다. 무소유는 허무주의의 가장 멋진 결론입니다. 그런데 기독교 이상주의자들이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의 아름다운 것까지도 마치 기독교의 것인양 호들갑 떠는 것을 볼 때 기독교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무소유가 아닌 하나님 맡기신 것에 대해 청지기 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그는 “불교의 것을 가지고 복음을 대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터넷 기독교 매체에서까지 어떤 종교의 것인지도 모를 잡탕을 가지고 복음을 말한다”며 “사탄의 세력 앞에 우리의 마음을 뺏기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교와 기독교를 조목조목 대조해 가며 복음을 설명했다. 반야심경, 사성제, 8정도 등 불교의 핵심 교리를 하나하나 짚었다. 불교에 대한 상당한 식견을 드러냈다. 부모가 강조하던 기독교 복음이 썩 다가오지 않아 일부러 철학과에 입학했고, 거기서 불교에 심취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홍 목사는 “기독교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불교가 말하는 ‘헛된 것’과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실 뿐만 아니라 나의 생애를 향해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시다’고 말한다”며 “인생은 고민해야 하는 것인데 하나님의 놀라운 평안을 발견한 뒤 ‘내가 이렇게 평안해도 되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홍 목사는 또 “내가 일하는 원칙 중 하나는 주께서 주시지 않으면 안한다는 것”이라며 “내가 하면 절대 못할 일이지만 주님이 맡기시니까 해왔다”고 말하고 “내가 남서울교회 떠날 때도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느냐고 하는데 주님이 떠나라고 하실 때 그냥 떠난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소유는 항상 나를 억압한다. 그보다는 자유를 즐긴다”며 “내 뒤안길을 보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길에 주께서 함께하신 것을 알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수님을 생각하면 너무 황송한 게 한 가지 있다”며 “내가 추하고 못난, 죄인 된 모습일 때 그 자리까지 찾아오셔서 나를 만나주셨다”며 “1965년 7월24일, 내가 봐도 스스로를 저주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죄를 대신 져주시고 구원을 선물로 주신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만나 주신 그 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홍 목사는 “요즘 기독교가 멸시받는다고 안타깝다고 하는 지성들을 많이 보는데 기독교가 비판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복음 위에 든든히 서 있지 못한 게 오히려 안타깝다”며 “세상은 언제나 반기독교적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복음에 서 있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기독교의 가장 무서운 방해꾼은 이상주의다. 복음과 비슷해서 자꾸 속이려 한다”며 “복음만이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 위에 다시 서는 코스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목사는 7일과 8일 오전에도 각각 ‘민족’과 ‘땅끝’을 주제로 강의한다.

시카고=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