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교수 코스타 주제특강서 "사람 통일 없이 체제 통일 없다" 강조

입력 2010-07-06 23:02


[미션라이프] 윤영관(한반도평화연구원장) 서울대 교수가 남북 체제 통일 이전에 사람간의 통일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회와 크리스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5일 오후 미국 시카고 휘튼칼리지에서 열린 2010 미국 코스타 시카고 수양회 개회예배 직후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의 도전과 비전’ 주제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한국전쟁과 최근 천안함 사태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 상황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남북한 사람들이 일대일로 만나 제대로 된 교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교회가 기본으로 돌아가 이웃 사랑을 준행하고 영적 지도력을 발휘해 사회의 본이 될 때 통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 4강에 정치적·외교적으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네덜란드처럼 한반도도 통일 후 주변 국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과 물류, 문화의 중심국가로서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을 부채로 생각하고 멀어지려 했지만 그것은 단견”이라며 “통일과 평화를 위한다면 통독 때 서독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교수는 통일 독일과 관련해 “통독 20년 후유증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독일이 통일을 감당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서독 사람들의 경제정책 등 각종 정책 밑바닥에 깔려 있는 기독교 정신 때문”이라며 “독일은 자본주의면서도 약자를 끌어안는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함께 가는 사회’라는 독일인의 의식은 밑바닥에 오랫동안 영적 파워가 존재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남북 통일에 있어 기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또 통일을 반대하는 남한 사람들을 향해 “내 목전의 이익을 위해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북한 주민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한 내 탈북자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람들에 대해 감사를 느낄 정도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난 수년간 남한 내 탈북자들은 심리적·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통일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이 통일을 원할 정도로 우리가 그들에게 잘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탈북주민은 통합을 위한 연습이다. 예습과제를 소홀히 한다면 통일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화적 통일이 오게 되면 우리는 동북아의 영적 지도국가, 영적 허브국가가 될 수 있다”며 “복음에 입각해 사랑을 실천할 때 그 역동적 힘이 통일을 관통해 선교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1986년 제1회 코스타 수양회(당시 명칭은 ‘북미 유학생 수양회’) 참석자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유학중이었다. 그는 “예수 믿은 지 4년밖에 안된 데다 유학 생활에 신앙도 해이해져 있었는데 수양회에서 굉장히 도전을 받았다”며 “신앙이 좋은 분들이 많은 걸 보고 큰 격려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코스타 참석자들에게 “유학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겠지만 국비 유학생이었던 저도 마찬가지였다”며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감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비록 경제적으로 힘들고 고생했지만 되돌아보면 꿈을 꾸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도 그만큼 오랜 시간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기간 2~3년 방황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 것은 절대 손해 보는 게 아니다”며 “친구가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고시에 합격했다고 기죽지 말고 고통스럽더라도 대학 다니면서 2~3년간 더 나은 가치를 찾는 데 투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세상 눈에 보이는 것들은 항상 눈에 보이지 않는 영의 세계와 맞물려 돌아간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의 일에 대해 역사하시는 말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주의깊게 관찰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믿음의 사람들은 항상 한 손엔 신문, 한 손엔 성경을 들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영적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가 고국에 돌아가든 미국에 남든 조국 한반도가 내게 운명처럼 주어진 그 영적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수양회 기간 내내 선택식 강의를 맡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의 역할을 주제로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시카고=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