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곳 느는데… 은행 문턱 더 높아진다
입력 2010-07-06 18:58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올해 3분기 대출 수요는 크게 늘어나지만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내 16개 은행 여신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출수요지수는 지난 2분기 -3에서 3분기 11로 14포인트 상승,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고 6일 밝혔다.
전반적인 경기 개선 흐름과 민간부문의 내수 회복으로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금 수요도 커졌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그러나 개인과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받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에 20으로 지난 분기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신용위험지수가 2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중견 건설업체들의 잇따른 법정관리와 부도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가 각각 6포인트와 3포인트씩 상승했다. 가계부문은 4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은행들은 대출심사 시 상환능력과 부실 가능성을 보다 까다롭게 따지기 때문에 원하는 금액만큼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좁히는 이유는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세가 겹쳐 개인의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보증확대와 만기연장 조치가 지난달 말 종료되고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한계 기업의 자금난과 신용 위험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우수한 고객들에게 선별적으로 창구를 개방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