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장자 정몽구 회장, 전경련號 맡을 수도
입력 2010-07-06 23:42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6일 갑작스럽게 사의를 밝히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과 효성 측은 “건강 문제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 때 담낭에서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입원치료 중이다. 조 회장은 고령(75세)이지만 잦은 해외 출장 일정을 거뜬히 소화해온 타고난 건강체질이어서 이번 종양 발견에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이 많이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는 와중에 두 아들이 잇따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아 마음고생이 컸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전경련과 효성 측은 “아들 문제는 조 회장의 사퇴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못 박았다.
후임 전경련 회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재계에선 “주요 그룹에서 회장을 맡아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때”라는 여론이 높다. 주요 그룹 총수 중에선 연륜과 본인의 열정 면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정 회장은 72세로 전경련 회장단에서 최연장자다.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최연장자가 승계하는 전통에 따라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룹 경영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대·기아차 측의 입장이다.
재계 1위 그룹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거론되지만 본인 건강과 삼성에 쏠린 국민적 시선 등을 이유로 고사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회장 추대를 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4대 그룹 출신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것은 2003년 손길승 SK 명예회장이 마지막이었다. 자발적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엔 조 회장 선임 때처럼 회장 공석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