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냉기류 가시나… 정상회담 앞두고 백악관 “가자 봉쇄 완화 환영”

입력 2010-07-06 18:42

냉랭했던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일단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일부 완화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백악관 측은 “새로운 정책을 실행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지구에 군수물자로 활용될 수 있는 품목을 제외한 건축 자재 등 민수용품의 반입을 허용했다.

이 조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6일)을 앞두고 나왔다. 이스라엘이 정치적으로 미국에 ‘성의’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은 그동안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중동 비핵화 문제 등으로 상당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3월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때에는 회담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장을 빠져나갔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 동결시한(9월) 연장을 제안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하지 않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회담이 끝난 뒤 성명 발표나 기자회견조차 없을 정도로 양국 관계는 냉랭했었다.

이번 회담 이후엔 양국 관계가 이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미 언론들은 두 정상이 회담 이후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길 강력히 원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두 정상은 또 회담 이후 중동평화협상이 좀 더 진전돼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분위기는 지난 3월에 비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지만, 중동 비핵화라는 빅 이슈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다. 지난 5월 말에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채택된 최종 선언문은 이스라엘의 NPT 가입과 핵시설 공개를 촉구했다. 또 2012년 모든 중동국가의 중동비핵화회의 개최를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국의 핵문제가 선언문 내용에 포함됐는데도 미국이 반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믿었던 동맹국에 배신당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비핵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올라있는 만큼 양국이 서로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