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가 있기에 타국 생활 두렵지 않아요” 2010미국코스타대회 시카고 휘튼칼리지서 개막
입력 2010-07-06 20:47
5일(현지시간) 오전과 오후의 휘튼칼리지 풍경은 사뭇 달랐다. 미국 시카고의 휘튼칼리지는 미 복음주의권의 대표적인 대학으로 캠퍼스 내에 빌리 그레이엄 센터가 있다. 방학인 데다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오전의 캠퍼스는 한산했다. 하지만 대형버스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오후의 캠퍼스는 한인 학생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휘튼칼리지에서 개막된 ‘2010미국코스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왔다. 코스타(KOSTA)는 해외 유학생과 한인들의 영적 성숙을 위한 대회. 25년 전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이동원(지구촌교회) 목사 등의 주도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서밋레이크에서 1회 대회가 열린 이래 미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간 복음주의 운동이다.
이번 25회 대회에는 한인 유학생과 직장인 등 약 13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등록비에 비행기 비용까지 합쳐 일인당 100만원 가까운 돈을 부담했다. 비용을 아끼려 수백㎞를 자동차로 달려온 학생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기쁨으로 코스타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코스타에서 복음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 대회에서 받은 영적 힘으로 미국 생활을 견뎠다는 수많은 선배의 생생한 간증이 자신을 이곳까지 인도했다고 밝혔다.
‘복음, 민족, 땅끝’이라는 주제로 9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홍정길 이동원 목사를 비롯해 김수지 전 서울사이버대 총장, 윤영관 서울대 교수 등 40여명의 강사들이 주제 강의와 50여개의 선택식 강의를 담당한다. 강사들도 모두 자기 부담으로 참석했다.
올해 UCLA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혜진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코스타에서 내 인생의 좌표를 다시 설정하고 싶었습니다. 성공을 추구하러 미국에 와서 공부도 마쳤지만 이제 의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만나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래서 만사 제쳐놓고 이곳에 왔어요.”
1회 코스타 대회에 참석했던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개막식 주제 특강을 통해 “당시 가난하고 외로운 유학생이었던 나는 코스타를 통해서 신앙의 동지들을 만나게 됐다”면서 “그때 복음과 민족이란 명제를 확실히 붙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한인 유학생들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코스타 김동민 총무간사는 “통장 잔고는 바닥난 채 상급 학교에 계속 진학해야 할지 말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게 상당수 한인유학생들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그러나 코스탄(코스타 참석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도구로 제대로 쓰임 받기 위해 영적 파이팅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코스타 이사장 홍정길 목사는 “지금 같은 무신(無信)의 시대에 뜨겁게 복음을 사랑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시카고=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