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정책’ 포럼

입력 2010-07-06 19:16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정책에 대한 교단 공식 입장을 정하기 위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포럼이 6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가 속한 교단이다 보니 취재진 수십 명이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총회 사회봉사부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사업의 목적과 환경문제, 신앙적 해석을 놓고 정부 책임자와 신학자, 목사들이 찬반 토론을 벌였다.

먼저 사업 목적에 대해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사업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강수량과 수자원 부족,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 피해, 수질오염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하천 사업에 단기간 집중투자가 필요하다며 보호가치가 큰 습지는 최대한 보전하며 공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이 중심이 된 팔당호 주변 유기농지 보전 운동에 대해 차윤정 부본부장은 “유기농 경작도 유기물, 질소, 인의 유출로 수질에 영향을 미치므로 불가피하게 금지할 계획”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최대한 현실적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상훈 교수는 “4대강 사업은 준설과 보 중심 사업으로 홍수방지와 수질개선 효과는 없고 하천 생태계에 치명적”이라고 반박하며 “특히 보 공사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최근 4대강 사업 현장에 가 보니 정부의 설명과 달리 이미 엄청난 하천 오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신앙 관점에서의 열띤 논쟁이 있었다. 하베스트샬롬교회 박호종 목사는 “4대강 사업은 창세기 1장 26∼28절에서 하나님께서 명하신 ‘다스림’에 해당한다”며 “다스림은 무조건적인 자연보호가 아니라 잘 경영해서 풍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 목사는 “창세기 9장에서 홍수가 끝난 후 하나님께서 ‘너희 후손과 너희와 함께한 새와 육축과 땅의 모든 생물에게’ 언약을 내리신 것처럼 자연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인간에게 필요에 따라 자연을 파괴할 권리가 없다”고 역설했다. 팔당 유기농지 인근에 위치한 용진교회(기장) 김선구 목사는 “아름다운 습지와 철새들의 보금자리, 피와 땀이 스민 농지를 지키려는 성도 농민들과 중장비를 동원해 강제측량을 하려는 정부 중 목회자가 어느 편을 들어야 하겠느냐”면서 지역 목회자들과 함께 금식기도 등을 통해 사업 반대 운동을 펼쳐온 과정을 전했다.

예장 통합 총회는 “교단 내 여러 의견을 종합해 공식 입장을 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지난 4월과 5월 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각각 반대와 찬성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