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원왕 넘보지마!… ‘최고 소방수’ 자리 놓고 경쟁 후끈

입력 2010-07-06 18:48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화두는 마무리 투수다. 경기 후반 뒤집어지는 게임이 많아지면서 든든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개 구단 중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팀은 절반 정도다. 나란히 1∼3위를 달리고 있는 SK 두산 삼성과 7위 넥센은 안정적이지만 나머지 4개 팀은 뒷문이 허술하다.

롯데 임경완은 마무리로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LG 오카모토도 시즌 초반과 달리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 완벽했던 KIA 유동훈은 힘을 잃었고 한화의 양훈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SK(이승호·20S)와 두산(이용찬·18S), 넥센(손승락·13S)은 마무리 투수가 확실하다. 세이브 부문 1∼3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 3명은 세이브왕 경쟁자이기도 하다. 삼성도 정현욱과 권혁이라는 확실한 투수들이 있지만 둘이 번갈아 등판하다보니 세이브왕 경쟁에는 뛰어들기가 어렵다. 세이브왕 경쟁이 이승호와 이용찬, 손승락의 대결로 좁혀지는 이유다.

SK 이승호는 체력적인 부담 극복이 과제다. 5일 현재 팀의 75경기 중 절반 이상인 42경기나 등판했다. 책임진 이닝도 55⅓이닝이나 된다. 이용찬은 5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6월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77경기 중 29경기에 등판, 26¼이닝을 던졌다. 이승호보다는 체력 부담이 덜한 편이다. 손승락은 군복무 후 복귀 첫 시즌에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잘해주고 있다. 79경기 중 29경기에 나와 44⅓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세이브왕은 자신만 잘한다고 해서 따낼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니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야 세이브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는 손승락으로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승호는 지난 2000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으나 신인왕 외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용찬은 지난해 26세이브로 공동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신인왕 이용찬이 세이브왕 타이틀을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10년 전 신인왕 이승호가 처음으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낼 것인지 두 선수의 대결이 팀 성적과 맞물리며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