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후 당권 지형… 친이계 유력 속 ‘집단지도체제’ 될수도

입력 2010-07-06 18:36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당권을 둘러싼 세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임기 2년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012년 4월 제19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예정이어서 친이계, 친박계, 중립파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 세를 형성하느냐가 곧바로 총선과 대선에서의 주도권 행사와 직결돼 있다.



전대에서는 대표와 최고위원 4명이 선출된다. 이들 5인과 함께 대표가 최고위 의결을 거쳐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2인, 또 당연직 멤버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9인으로 당의 최고의결집행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구성된다.

현재로선 친이계가 최고위의 과반을 차지해 재차 당권을 장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선두를 다투고 있는 친이계 안상수, 홍준표 후보가 대표와 2위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이계 나경원 후보가 여성 최고위원이 되고, 통상 주류와 비주류가 1명씩 나눠 갖는 지명직 최고위원 1인 및 현 친이계 고흥길 정책위의장까지 합하면 친이계는 모두 5명을 확보해 의결정족수를 채우게 된다.

하지만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이변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친박계에선 현재로서 서병수 이성헌 후보가 선출직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때문에 친이계 표가 골고루 분산되고, 친박계 대의원들이 서 후보와 이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줄 경우 선출직 두 자리를 가져갈 개연성이 있다는 것. 여기에 현재 친이계 나경원, 정미경 두 후보가 여성 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들에게 표가 분산되면 친박계 이혜훈 후보가 어부지리를 챙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된다면 친박계는 지명직 최고위원 1인과 친박계 좌장 출신으로 친박 성향이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 등으로 최고위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당 중진의원들과 중립 진영에서 중립파인 남경필 후보와 쇄신파인 김성식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이들 중 한두 사람이 선출직 최고위원을 차지해 친이, 친박 양대세력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특히 점점 커지고 있는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 2인을 주류 한 명에, 쇄신파 또는 중립파 한 명으로 분배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중립파가 최대 2∼3명으로 늘어나 친이, 친박계 및 중립파가 3자 균형의 황금분할을 이뤄 사실상의 순수집단지도체제 성격의 당권이 탄생될 가능성도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