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뚫렸다… “아이튠즈 이용자 계정 해킹 아이폰 앱 등 무단 구매”
입력 2010-07-06 18:27
애플 아이튠즈 이용자들의 계정이 무더기로 해킹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CBS 인터넷판과 온라인매체 더넥스트웹(TNW) 등 현지 언론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해커들이 아이튠즈 계정을 해킹해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을 무단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보도했다. 아이튠즈는 음악은 물론 각종 앱을 거래하는 온라인 장터다.
IT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킹 행위가 앱스토어 순위 조작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킹 사실이 공론화된 건 IT전문 블로그 ‘엔가제트’가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아이튠즈 앱스토어의 도서(Books) 카테고리 인기 앱 상위 50개 중 42개가 베트남 개발자 투앗 응구옌이 올린 앱이란 사실이 수상하다고 폭로했다. IT전문 온라인 매체인 씨넷에 따르면 온라인 매체 맥루머스에 개설된 포럼 사이트엔 연초부터 해킹 피해 제보가 계속 올라왔다.
해커들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아이튠즈 계정을 대상으로 해킹한 것으로 보인다. 엔가제트엔 자신의 계정도 해킹당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미국은 물론 영국서도 피해 사례 글이 올라왔다. 아이튠즈 활동 계정은 2009년 9월 1억개를 넘어섰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커들은 처음엔 가격이 저렴한 1∼3달러짜리 앱을 산 뒤 나중에 90달러가 넘는 고가의 앱을 샀다. 피해 액수는 100∼600달러에 달했다.
TNW는 아이튠즈 계정을 해킹한 개발자들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지만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아시아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만 답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로 소송 위기에 처한 데 이어 해킹 사건까지 터지면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CBS는 “애플이 만사를 자기 뜻대로 하려는(control-freak) 경향을 보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를 바꾸고 구매내역을 상세히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구매하지 않은 내역이 있다면 애플에 신고하고, 현재 계정으로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정지할 것을 제안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