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부고속도 40년, 다시 박차고 나설 때

입력 2010-07-06 17:42

경부고속도로가 오늘 개통 40주년을 맞았다. 경부고속도로의 등장으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들어서면서 1960년대 중반 불붙기 시작한 경제성장이 본 궤도에 오르는 계기를 맞았다. 압축성장 개발연대의 대표 아이콘이 탄생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대역사(大役事)였다. 428㎞의 구간을 1일 3교대 작업으로 2년 5개월 만에 완공한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총공사비 430억원은 1967년 국가예산의 23.6%나 됐다. 원활한 물류 소통이 경제성장의 기본요건임을 간파한 지도력과 시대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위업이다.

숱한 반발을 무릅쓰고 미래를 보고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도 크게 주목된다. 사회간접자본(SOC) 과잉투자로 인한 재정위기론, 시기상조론 및 무용론 등 반발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다 기우에 불과했다. 2006년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연간 편익은 13조5000억원에 이른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지난 40년 동안 한국경제는 무섭게 달려왔다. 국내총생산(GDP)은 1970년 81억 달러에서 2009년 8203억 달러로(101배), 수출은 8억4000만 달러에서 3635억 달러로(433배) 늘었다. 개발연대에 뿌리내린 우리의 경제발전 유전자는 앞으로도 계속 작동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21세기 글로벌 경제환경이 커다란 변환점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동차산업의 경우 한국은 기존 화석연료엔진에 대해서는 어렵사리 선진국과 어깨를 겨룰 수 있을 만큼 자랐지만 선진국들은 차세대 자동차인 전기차 분야에서 다시 우리와 격차를 벌리려고 한다.

우리의 강점으로 늘 꼽혀온 IT분야, 즉 반도체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등에서도 글로벌시장의 주축은 하드웨어 분야보다 소프트웨어 쪽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중심 발상을 능가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과 창조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노력 이상의 변신을 준비하지 않으면 경부고속도로를 계기로 다졌던 우리의 성장시대는 과거의 무용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이 주는 메시지는 모든 경제주체에게 새로운 각성과 다짐을 촉구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