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레를 깬다 ‘알뜰’ 민선 5기… 광주 단체장들 실용 추구

입력 2010-07-06 20:13


민선 5기 광주지역 기초단체장들이 앞다퉈 ‘알뜰살림’을 꾸리고 있다. 고급 승용차 대신 승합차로 민원현장을 누비는가 하면 관행적으로 화려하게 치르던 취임식도 봉사활동으로 대체했다.

6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1호차’로 불리는 구청장 전용차로 11인승 승합차가 이용된다.

남구는 당초 단체장 전용으로 사용해온 2002년식 그랜저XG가 노후화돼 고장이 잦자 6·2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최영호 신임 구청장의 취임에 맞춰 새 승용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 구청장은 “신차구입은 열악한 구 재정을 감안할 때 배부른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전임 구청장 시절 업무용으로 구입한 11인승 승합차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광주시의원을 지낸 최 구청장은 단체장 관사도 구입할 필요가 없다며 15년된 방림동 L아파트 102㎡(31평형)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또 전임 구청장이 사용하던 소파와 책걸상 등 청장실 사무집기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언론인 출신의 민형배 광산구청장도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리스방식의 관용차를 그대로 타고 집무실 내부도 전혀 바꾸지 않기로 했다.

앞서 송광운 북구청장은 지난 1일 효령동 효령노인복지타운에서 노인들에게 급식봉사를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그는 앞치마를 하고 위생모자를 쓴 차림으로 노인들의 손을 부여잡으며 민선 5기의 출발을 알렸다.

최동현(45·일곡동)씨는 “단체장이 바뀌면 승용차나 사무실 집기 등을 무조건 교체하던 관행이 사라졌다”며 “취임식을 간소하게 치르고 승합차나 낡은 승용차를 타는 민선 5기 단체장들인 만큼 지자체 살림도 근검절약해 알뜰하게 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