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고백을 삶으로 말하다… ‘삶이 메시지다’

입력 2010-07-06 17:36


삶이 메시지다/김기석/포이에마

신앙생활은 ‘고백’을 ‘삶’으로 번역하는 끝없는 과정이다. 고백은 활동을 통해서만 진실이 드러난다.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고, 무거운 물동이를 나르는 사람을 도와주며, 가슴이 울울한 이들 곁에 머물면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을 향한 고백이다.



목회 현장에서 시대의 고통을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자는 신앙생활을 가리켜 지난한 조율 과정이라고 말한다. 수시로 하늘의 뜻에 자기 삶을 비춰보고 그 뜻을 기준으로 삶의 목표와 과정을 조율하는 것이 신앙생활이란 것이다.

삶으로 증명하는 신앙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저자는 “하나님 말씀은 항상 누군가의 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을 사랑이라고 고백한다면 우리도 마땅히 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하나님을 정의라 고백하면 정의를 세우기 위해 고난 받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신자의 삶이다.”

목사(청파교회)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낮은 자에 대한 극진한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산상수훈을 수필을 쓰듯 담담히 풀어놓았다. 저자는 산상수훈 첫머리 ‘팔복’을 묵상하며 ‘받는 복’ 대신 ‘사는 복’을 이야기한다. 복되게 살아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예수님은 팔복에서 복된 삶을 사는 비결을 말씀하셨다”며 “비결은 바로 비움과 채움이라는 두 가지 열쇠에 달려있다”고 설명한다.

비움의 관점에서 저자는 가난한 마음이란 습관적으로 어깨를 견주어보고 각을 세우는 자세를 버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과 기꺼이 하나가 되려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창고에 쌓아둔 교만의 탈과 적의에 찬 열등감의 방패를 모두 쓸어내야 한다는 것.

팔복이 신자에게 주는 두 번째 열쇠로 저자는 채움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존재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가가 그 존재를 규정한다. 따라서 아무리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어도 그 존재 안에 성령님이 담겨 있지 않고, 세속적인 욕망이 가득하다면 신자라고 할 수 없다. 저자는 팔복의 핵심은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목회 현장에서 시대의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자의 설교와 글에는 우리 시대의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우리가 이웃을 위해 울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땀을 흘릴 때, 정의에 대한 갈망 때문에 허덕일 때 비로소 예수의 십자가와 결합된다고 말한다. 또 예수님이 복이 있다고 말한 슬픔은 자기 연민을 환기시키는 값싼 슬픔이 아니라 존재의 다른 차원을 여는 슬픔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강조한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