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전 합참의장 “문민통제 제대로 작동 안되면 푸른 군복 잿빛으로 변한다”
입력 2010-07-05 22:05
이상의(사진) 전 합참의장이 5일 군문(軍門)을 떠나며 군에 대한 외부 비판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의장은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문민통제는 군의 특수성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며 군을 보호하는 것도 명제 중의 하나”라면서 “문민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푸른 군복이 잿빛으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의 정치 개입을 금지하는 것은 옳지만 마찬가지로 외부의 논리에 군이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며 천안함 사태 이후 군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 전 의장은 자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겨냥, “군에 대한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군사적 전문지식이 없는 집단이 일방적으로 평가한 내용이 그대로 보도되고 군을 매도하는 것은 국가안위에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슬프다”고 비판했다. 또 “내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실과 다른 비판에 소명의 기회 없이 부하들이 인사조치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부하들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전 의장은 “앞으로 북한의 적화전략에 부화뇌동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을 척결하는 데 여생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민구 신임 합참의장은 취임사에서 “천안함 피격사건의 교훈은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자존심과 명예심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기본이 튼튼한 군대, 강한 군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의근 기자